brunch

한스 모라벡의 역설

by 윤해


2024.07.14

어려운 것은 쉽고 쉬운 것은 어렵다.


미국의 로봇공학자가 로봇을 개발하면서 인간과 로봇의 극명한 능력차이를 지적한 대목에서 진리를 엿본다

우리는 인간세상에서 능력차이로 줄을 세우고 순위를 나누며 기뻐하기도 하고 탄식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우리를 일희일비하는 능력차이란 것은 무엇일까?

능력을 재려면 잣대가 필요하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잣대이어야 한다.


사회를 구성하고 그 사회 속에서 먹고살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그렇기 때문에 입만 열면 공정을 외치고 그 공정이 자기만의 내로남불이 안되도록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는 공정한 잣대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불공정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인생이 똑바로 보이는 것 같다.

불공정의 출발은 어렵게 보이는 일을 어떤 이는 너무나 쉽게 하고 어떤 이는 죽어라고 노력해도 뒤만 보고 따라가다 지친다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이 능력의 차이가 종간, 개인 간, 국가 간의 허들로서 자리 잡은 곳이 우리가 사는 사회이다.


TV 예체능 프로그램 중 각종목의 최고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모아놓고 축구 경기를 하는 프로가 있다


개개인의 면모를 보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비롯해서 최소한 그 종목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축구경기장이라는 생소한 잣대에 놓인 각 종목의 최고의 선수들이 축구공을 앞에 두고 허둥대는 모습에서 세상에서도 얼마나 대단한 영웅들이 시대를 잘못 만나고 분투노력할 종목을 잘못 골라 이름 없이 사그라들었는지 깊이 느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인생의 영웅이다.


종목을 잘 고른 사람은 이름 있는 영웅이고 종목을 잘못 고른 사람은 무명의 영웅일 뿐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그리는 분투노력의 날갯짓이 그리는 무늬, 로봇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가 바로 인문의 강역이 인문의 강역 안에서 어려운 것을 쉽게 하는 능력을 찾고 개발하면서 자기만의 인생에서 창조한 나만의 영웅적 실체가 지금 여기 이곳에서 두발을 지구에 딛고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 굳게 믿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부부(夫婦)는 부부(浮浮) 속에 부부(附簿)하며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