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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민주정, 떠오르는 ChatGPT-4o

by 윤해



2024.07.15

시간이 특별한 점은 시간 만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힘에 있다.

물론 공간도 힘을 가지고 있고 인간도 힘을 가진 듯이 보이며 시간을 자른 어느 한순간에는 어린아이에게 위험한 장난감을 쥐어준 듯 인간과 공간의 힘이 천년만년 영원히 갈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메뚜기도 한 철이며 역발산기개세의 항우도 때를 만나지 못하면 우미인 한 명 지키지 못하고 사라지듯이 욱일승천하는 모든 것들이 일시무시한 시간의 힘 앞에 서면 그저 덧없는 존재로 전락하여 한 줌의 티끌이 되어 가는 것이 유구한 시간이 차곡차곡 만들어 내는 정반합이 교차하는 역사의 힘이다.

마치 시계공이 감아 놓은 태엽시계가 재깍재깍 돌아가는 태엽소리 마냥 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시간이 흘러 역사를 사는 존재로서 순간에 집착하고 시간을 아쉬워하며 역사를 되돌리고 싶어도 상선약수의 물처럼 한번 흘러간 시간은 우리에게 시간이 준 흔적만을 남긴 채 거침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타락한 민주주의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뜻밖에 환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사적으로 독특한 나라 임에는 틀림없다. 일단 지정학, 시대사, 인구규모, 국토 크기 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루두루 국가의 흥망성쇠를 역사의 유구한 흐름이 아닌 한 세대 안이라는 목격 가능하고 주시 가능하며 결과까지도 체크할 수 있는 그야말로 빨리빨리를 모토로 하는 다이내믹 코리아 답게 농경국가에서 산업국가 산업국가에서 정보화국가로 탈바꿈되면서 세계의 파일럿 국가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위상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까지도 세계를 놀라게 한 성취를 하고 선진국 언저리에 서있는 대한민국과 한반도, 한민족이라는 동일한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하였지만 공산주의라는 이상국가를 건설하려는 한반도 북쪽은 이상을 실현하기는커녕 도로 조선이라는 왕조국가로 회귀하는데 체 한 세대도 걸리지 않는 이 역사의 역설은 또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지 대략 난감하다.

체제의 우월성과 열등성마저 한 세대 만에 팩트로 증명해 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적나라한 현실 앞에서도 아직도 팩트에 눈을 감고 장밋빛 이상에 기반하는 이념에 반응하는 특이한 민족성은 그 옛날 하늘에 제사 지내는 제사장 계급의 후예로서 샤먼이라는 백의민족의 해인이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된 결과물인가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라가 두 동강 나고 체제가 다른 국가를 건설한 예가 흔치 않고 그 체제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진행될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종착점을 찾아가 보면 뜻밖에 마치 구세대의 박제된 유물 같은 체제경쟁이 자리 잡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팩트를 부정하는 온갖 구호도 혼란을 야기하는 가지가지 시도도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민주팔이 반국가 세력의 준동도 여전히 기능하고 있고 히드라처럼 실존하는 도로 조선이 있는 한 허울과 팩트의 싸움은 끝날 수가 없다.

ChatGPT-4o를 써보면 확실히 그런 느낌이 온다. 수많은 데이터를 엮는 과정에서 환각(artificial hallucination)도 있지만 데이터 자체를 속이지는 않는다는 친구의 말처럼 앞으로의 세상은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수많은 데이터를 엮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며 개별인간의 능력치와는 비교불가할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앞에 서 있는 우리 앞에 초라한 이념 논쟁을 거듭하며 공동체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며 선거스럽고 국회스러운 대한민국의 레몬마켓화된 정치현상은 어쩌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그토록 경계한 타락한 민주정 마저 보여주는 파일럿 대한민국의 끝판왕은 아니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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