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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우리요, 기미는 눈치다

by 윤해




인간은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투자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을 만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우리들의 분투노력의 지향점은 제자리 찾기이다.

지구에 지접 하고 있는 식물은 나름대로 개성을 가지고, 한정된 서식지에서 생존경쟁을 통해 뿌리를 깊게 박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반면에 식물이 아닌 동물인 인간은 이미 지구를 방랑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한 군데 정착해서 사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저항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난 인간들끼리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한다는 것은 이미 방랑할 자유를 잃어버린 우리가 사회라는 우리에 갇혔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우리에 갇힌 인간들의 차선은 제자리 찾기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다양한 무늬와 날갯짓인 인문의 모습은 우리에 갇힌 우리가 최고가 아닌 버금을 선택하여 획득한 자리를 지키고 버리는 기미라는 눈치싸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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