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본질과 의미를 꿰뚫어 보기가 어려워 환상과 그림자를 보기 쉬운 인류문명은 현실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본질과 의미뒤에 숨어서 겉으로 드러난 지도자와 장막 뒤에 숨어 권력을 행사하는 막후 권력자의 존재는 인류문명이 조직을 만든 이래 조직이 분화되고 거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정치권력의 빛과 그림자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처럼 전면에 등장하는 지도자와 막후에서 암약하는 감추어진 유력자는 농업혁명으로 정주생활을 시작한 이래 잉여농산물로 인하여 재화가 축적되면서 계급이 생겨나고 그 계급이 피라미드 조직과 같이 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였지만 그것은 전 지구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자리 잡은 문명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고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도 하면서 피라미드조직 권력 최상부의 권력 다툼 속에서 명멸하는 마치 궁중암투 마냥 드러나지 않고 치열하게 일어나는 권력투쟁의 단면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이러한 권력투쟁이 마무리되고 권력을 한 손에 넣은 최고 권력자의 뇌리에는 늘 암살의 공포가 자리 잡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한 걱정을 잠재워줄 자기를 닮은 대역이 필요했을 것이며 실제로 카게무샤(影武者)는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많은 피를 흘려 피의 보복이 두려운 독재자일수록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존재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전국시대 백 년간 피비린내 나는 내전도 부족하여 7년간의 동아시아 대전 임진왜란을 겪고 최고권력자가 된 쇼군의 옆에는 늘 그림자처럼 쇼군을 닮은 카게무샤(影武者)가 있었다.
이와 같은 카게무샤(影武者)의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명맥을 유지하여 독재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정보당국에 의해 한 번씩 새어 나오는 독재자의 대역설이 그럴듯한 설득력으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카게무샤(影武者)가 쇼군과 같은 독재자의 대역 같은 존재라면 그림자정부는 뿌리 깊고 전 세계적인 글로벌 조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대왕정이 지배하던 시절 서양의 건축은 대부분 돌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시공되었으므로 maison이라 불리는 석공의 역할이 건축에서는 매우 중요하였고 그중에서도 석공(maison)을 대표하는 프리메이슨(free maison)의 지위는 절대권력인 왕을 상대하여야 했기 때문에 매우 특별한 존재였으며, 절대왕정 하에 왕이 벌이는 건축물 자체가 워낙 비밀스럽고 보안이 요구되다 보니 건축이 끝나면 보안을 이유로 늘 생명의 위협이 다반사로 따르고 그들도 이러한 생사의 기로에서 살기 위하여 조직을 만들었고 이렇게 조직된 프리메이슨 조직은 고급정보 빠른 정보가 그들의 생명을 지켜줄 동아줄같이 여겨졌고 그 정보는 단순히 한 국가 안에서 유통되는 정보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살기 위해서 프리메이슨 조직은 결합했고 그들은 절대왕정시대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고급정보를 가지고 국경을 넘나들면서 돈도 벌고 생명도 지키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많은 재화가 오고 가는 분야가 전시에는 전쟁비용이며 평시에는 건축을 포함한 건설비용이다. 어쩌면 인류 문명은 잉여재화를 서로 거래하는 화폐경제가 탄생한 이래 화폐라고 하는 부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그러한 경쟁과 투쟁의 최종소비처가 싸우면서 건설하는 전쟁비용과 건축비용이라고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평시재화 최종소비의 주역으로 등장한 석공조직이 절대왕정 시대에 왕을 상대로 건축거래를 성사시키고 건축을 시공한 다음 건축비를 받고 무사히 빠져나오는 일련의 단계 단계마다 겪었어야 했을 지난한 상황에서 그들의 정보력과 단결력은 생존과 직결되었으며 이러한 생존경험이 국경을 넘고 그 국경이 바다를 넘는 대항해 시대를 거치면서 대륙을 뛰어넘어 글로벌화되어 가는 역사적 운명 앞에서 그들은 폭발적인 세력확장을 통하여 부의 헤게모니를 확보했으며 좀 더 조직화되어 갔고 좀 더 은밀하게 변화되었으리라 짐작한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역할처럼 은밀하게 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조직과 세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그림자 정부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반면에 우리 문명의 복잡계의 정도가 특이점을 넘어서 폭발하고 있는 지금 자연을 닮아 스스로 그러하게 흘러가는 것이지 무슨 세상을 은밀하게 조정하는 단일조직이 있을 수 있겠느냐라고 하며 이 모든 것은 음모론에 기반한 상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다수가 존재한다.
누구의 시각이 맞고 맞지 않고를 떠나 이해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불쑥불쑥 한 번씩 불거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에서 우리는 그림자 정부가 더 이상 숨어있는 권력이 아닌 실재하는 권력임을 느끼고 그들의 손이 가끔씩 보이는 손으로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그림자 정부의 다급함에서 그들의 존재가 더 이상 음모론의 늪에 빠져 있지 않고 대명천지로 나와서 기능하고 있음을 그때그때 확인하면서 국가와 대륙을 넘나드는 글로벌리스트이자 비즈니스맨으로서 그들의 감추어진 의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