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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Aug 06. 2024

인공위성, 스타링크



2024. 08.07

인공위성(人工衛星) 어쩌다 밤하늘의 별처럼 보이게 된 것일까?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인류를 연결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것이라면 위성에 불과한 스타링크는 엄밀히 말하면 스타를 가장한 인공조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가수다라고 외치는 나가수의 스타들과 같이 나도 별이다라고 외치는 인공위성들의 행렬이 21세기 밤하늘을 수놓으며 마치 은하철도 999의 객차 대열처럼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시원을 알 수 없는 먼 우주로부터 쏟아지는  무수한 자연의 별들과 하모니를 이룰 때 인공위성은 인공조명을 발산하면서 지구와 가장 가까운 궤도를 회전하 지구와 소통하면서 인공의 스타링크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사실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별이지 별주위를 도는 행성은 별축에도 끼이지 못하는 반쪽짜리  별이다. 그러나 그 반쪽짜리 별을 중심으로 도는 위성도 있으니 수많은 종류와 함께 헤도 헤도 끝이 없는 것이 별들인 것이다.

자연에서는 행성도 별 취급을 못 받는 세상에 사람이 만들어 겨우 지구라는 행성을 돌고 있는 유일한 위성, 달에 방아 찧는 옥토끼가 외로울까 봐 하나 둘 뭔 괴상한 물체를 달을 향해 쏘아 올리기  시작하더니만 100년도 안되어 우리 인류는 지구의 인력이 허용하는 궤도마다 종류도 다양한 별인 듯 아닌 듯 인공위성이라 일컫는 스타가 링크로 돌아가는 밤하늘의 장관을 기어이 완성 가고 있다.

별에서 시작된 생명이라는 발광체가 지구라는 반사체에 불시착하여 발광체인 우리의 진면목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지구라는 반사체를 닮아가 진아(眞我)가 경아(鏡我)로 바뀌어 가면서 마음 한구석에 헛헛함만 가득 차 오지만 그 헛헛함이 내가 누군가를 모른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오늘도 내일도 항성과 같은 발광체를 만들 능력도 생각도 미치지 못해 문명을 일으켜 만들어낸 것이 죄다 반사체만 만들다 못해 이제는 밤하늘에 대고 펑펑  반사체를  로켓에 싣고 달이라는 반사체를 향해 쏘아대더니만 이제 급기야 우리 머리 위를 돌고 있는 반사체를 별이라 우기며 인공위성이라 명명하는 것도 모자라 스타링크라고 이름 짓기까지에 이르렀다.

밤하늘의 별을 헤다가 어쩌다 보니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어 태양계가 지배하는 낮까지 접수하여 밤낮으로 바쁘게 살아온 우리 인류에게 있어 낮에는 태양이 밝혀주는 지구라는 행성과 삼매 하면서 세상을 만들어 문명을 일구면서 운명이 이끄는 대로 지구 끝까지 찾아가 지구에 존재하는 바위하나 돌하나까지 의미를 부여하면서 오대양 육대주가 좁다고 이리저리 샅샅이 훑고 다니다가, 태양이 서산에 기울어 뉘엿뉘엿 넘어가고 밤이 오면 매일 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밤하늘의 무수한 발광체, 별을 보면서 우주 속의 미미한 티끌 같은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의 숙명을 깊게 깨닫고 잠이 든다.  

이처럼 낮이 주는 운명과 밤에 느끼는 숙명을 동시에 겪으면서 달려온 인류문명은 이제 밤이 주는 숙명을 거부하고 운명이 이끄는 대로 밤에도 낮처럼 살 수 있는 불을 발견하고 개량하여 문명의 불씨를 불태우면서 인류 나름의 발광체를 기어이 완성하고 그 완성된 발광체를 인공조명이라 명명하면서 지금도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빛을 인공조명으로 가릴 수 있다는 착각을 다반사로 하고 사는 모습이 혹여 우리 자신의 실상은 아닐까 의심해 본다.

그러나 촛불 같은 도심의 인공조명이 사라지는 대자연 속으로 한 발자국만 걸어 들어가면 횃불 같은 발광체인 별들의 우주쇼가 밤하늘을 수놓을 때 지구 가까이 저궤도를 돌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쏘아 올린 발광체인지 반사체인지 모를 스타링크가 아무리 나도 별이다라고 외쳐도 진정한 별들의 우주쇼를 목격하고 있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철이와 메텔이 타고 있는 은하철도 999 열차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인공조명쯤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별을 닮은 발광체들이다. 다만 우리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밤하늘의 별을 따는 일은 어쩌면 발광체인 너와 나를 연결하기만 하면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같은  돌아이가 쏘아 올린 은하철도 999를 닮은 반사체가 아니라 너라는 발광체 별아이와 나라는 발광체 별아이가 합심하여 연결되는 것이 진정한 스타링크가 아닐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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