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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휴먼, 90% 마이크로 바이옴

by 윤해

2024.08.31


수년 전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 10% 휴먼이라는 책이 있다.

우리 자신을 알려면 먼저 우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부터 알아야 하는데 놀랍게도 우리 몸은 살과 피, 뇌와 피부, 뼈와 근육 등 10%의 인체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90%의 미생물로 이루어진 ,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의 집합체라고 주장한다.

1953년 왓슨과 크릭에 의해 DNA 이중나선구조가 규명된 후 21세기가 시작될 즈음 인간게놈지도가 완성되고 우리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확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제2의 게놈인 미생물총에 의해 우리의 심리와 건강이 좌우되며 이 미생물총이 우리 몸의 90%를 차지한다는 것을 밝혀내고는 게놈지도 완성은 커다란 벽에 부딪혔다.

이처럼 과학적 관점에서 한 시점에 우리를 알아나가는 과정도 험난하기만 한데 , 전 생애를 통틀어 변화하고 성장하고 퇴보하는 실체적인 나를 찾는 과정, 더 나아가 수많은 배움을 통해 더 높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보이저 우주선을 타고 수억광년 떨어진 미지의 별을 찾아가는 모습에 비견될 것이다.

이러한 압도적 상황 속에서도 수십조 개의 세포들 그것들이 인간세포 든 미생물총이든 가리지 않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거리며 공생하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더 높은 자아를 완성한 증거가 바로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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