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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되고 바르다, 무엇이 그른가?

by 윤해

2024.09.03

진정성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그 누군가가 장난치거나 이용의 대상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데 있다.

먼저 진실되고 바르다는 말의 함의가 그야말로 합의되기가 쉽지 않다. 진실되고 바르다에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것이 무엇에 비추어 봐서 그렇다는 것이며 그것이 경전이나 도덕률, 이념, 상식 일수도 있지만 좁혀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에 의해 진정성이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의심당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진정성에 장난을 치거나 이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발생한다. 진정성에 대한 평가기준이 자의적이거나 방어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인의 진정성을 그래도 조금 엿볼 수 있는 방법은 겨우 그 사람의 태도, 자세 정도이다.
즉 외면적 겉모습 밖에는 볼 수가 없는 한계에 있음을 자각할 때 진정성이란 말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음을 느낀다.

즉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도 안 되는 사람 속은 모른다 라는 말이 나오고 심지어 내 마음 나도 몰라 라며 진정성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사랑의 커플들이 속출하는 것만 봐도 진정성이 세상에서 얼마나 왜곡되고 문제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진정성은 압도적인 개념이다. 즉 진실하기도 어렵고 바르기도 어려운데 진실에 덧붙여 바르기까지......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성에 가까이 가고자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파에 흔들리고 이해관계에 일희일비하면서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인간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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