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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Dec 02. 2024

[ 윤 해 록] 일기일회(一期一會), 한 번에 하나씩


 멀티 플레이어라는 말이 회자되고 팔방미인이라는 단어가 칭찬으로 다가오던 시대를 우리는 지나왔다


시대가 사람을 만들던 시절에 태어나  때를 놓치거나 실기하는 사람들을 보고 재주가 아깝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스스로 불운에 몸서리치며 자책하며 자학하던 천재들의 모습에서 비록 하늘이 낸 인재라고 하더라도 시절운을 가지지 못하면 땅에서 사그라드는 것이 세상을 사는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현대는 그야말로 보통사람들이 일기일회一期一會를 통한 노력을 갈아 넣어 인생역전의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과정보다 결과 만을 보는 세상의 원리는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 만나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일기일회一期一會 마저도 효율과 가성비를 만족시키려는 결과와 업적에 올인하다 보니 언제나 늘 순간에 몰두하는 보통사람을 헷갈리게 하여 인생에서 만나는 매 순간과 인연이 기회가 아니라 계산과 잣대를 통과하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아 인생역전을 꾀하려는 인간들로 가득 찬 세상을 만들고야 말았다.


1994년 톰 행커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에서 경계선 지능장애와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검프에게  검프의 어머니가 말해준 명대사, "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르는 거야"라고 말하며 한 번에 하나씩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검프를 키웠고 그런 검프에게 있어 선천적인 사소한 장애는 독이 아니라 약이 되어 검프를 달리게 했다.


산해진미를 앞에 차려두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때를 놓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는 처지가 가성비와 효율성을 찾는 우리 현대인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능력과 환경이 장해가 아니라 머릿속에 꽉 차있는 잡다한 정보와 지식이  장애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지식의 한계성으로 인해 일기일회一期一會하는 인생에서 실기하는 트랙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며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마라톤과 같다.


지식과 욕심이 결합되면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인생의 고난이 물밀듯 닥치는 사고를 당하면 생각이 많아져 사고가 깊어져 지식의 실타래를 돌리다 보면 사고는 사고뭉치가 되어 더욱더 깊은 수렁으로 자신을 빠트린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차근차근 사고뭉치라는 악연의 실타래를 풀든지 아니면  알렉산더 대왕이 단칼에 잘라낸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사고뭉치를 일거에 해결하던지는 선택의 문제이겠지만 매 순간 집중하고 삼매하는 일기일회一期一會, 즉 한 번에 하나씩은 만고의 진리로 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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