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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해 록] 분열된 말에서 단합된 린치핀으로

by 윤해


세모의 하늘에서 청천벽력 같은 민항기 참사가 터졌다.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 또는 1:29:300의 법칙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에는 같은 원인의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남을 말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즉 대부분의 참사는 예방할 수 있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참사라고 하는 결과가 일어나기 전에는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도 수백 번의 징후도 그저 가벼운 해프닝쯤으로 무시하고 넘기기가 다반사이다.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상황은 거친 외교와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과 전투사이의 수면 밑에서 긴박하게 벌어지는 회색 전쟁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되려나 모르겠다.


흑과 백이 아닌 중간색, 회색지대에서 피아구분도 이념구분도 사실확인도 상황분석도 모호한 상태를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기라고 한다.


불확실한 시기에 안개를 걷어내고 시비곡직을 명쾌하고 신속하게 가려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가리는 역할을 해내는 자가 난세의 영웅이 된다.


난세에서는 독재자가 등장하기 쉬운 환경이다. 난세이기 때문에 명쾌 신속한 일처리야말로 난세를 해결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평시에 유지관리의 리더로서는 난세라는 격랑을 헤쳐 나가기는 역부족이다.


북중러 한미일이 쟁패하는 한가운데에 있는 한반도의 정세가 요동치고 권력지도가 꿈틀대고 있다. 모두들 이빨을 드러내며 이리떼같이 덤벼드는 열강들의 권력은 세계 패권 전쟁의 전운에 때 맞춰 스트롱맨 또는 독재자들을 내 세우며 저마다 국익을 위해 한 뼘의 이권이라도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시기에 대한민국은 홀로 외로이 회색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의 내전 속으로 기어이 자진해서 걸어 들어가고야 말았다.


강대국의 이이제이以夷制夷의 희생양으로서 역할하는 대한민국의 매국무리들의 선동을 넘은 준동은 구한말 청일전쟁 러일전쟁의 전쟁터가 되고 망국의 단초가 된 고종과 민 씨 척족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


강대국들의 이이제이의 말로써 패권질서라는 장기판에서 기능했던 매국무리들의 준동을 넘은 도발은 해방정국의 반탁을 찬탁으로 바꾸고 통일을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바꾸어 한반도를 기어이 잿더미로 만들고야 말았다.


이처럼 한반도 백년전쟁은 이이제이라는 강대국들이 벌이는 세계패권 전쟁이라는 그레이트 게임의 한 축으로서 세계 패권의 향방을 가리는 결정적인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강대국들이 뿌린 분열의 씨앗을 내치지 못하고 있다.


소탐대실과 선사후공의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민족반역이라는 그들의 배역을 때 맞추어 충실히 연기하고 있는 매국무리가 적반하장의 업어치기를 통해 오늘도 여념 없이 대한민국을 향한 내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화씨지벽和氏之璧이라는 완벽璧에 필이 꽂힌 국민들의 이목은 지금의 상황이 한반도를 둘러싼 백년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시대적 소명을 까마득히 모르고 뒤로한 채 오늘도 내일도 좁쌀 만한 권력을 누가 차지하는 가에 혈안이 되어 싸우고 있으니 강대국의 이이제이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 우리가 목격하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갑진년의 값진 경험을 반면교사의 교훈 삼아 을사년 새해에는 을싸~ 대한민국이라는 신명으로 분열을 떨쳐내고 단합하여 세계패권질서 속에서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장기판의 말이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반드시 필요한 축과 바퀴를 연결하는 린치핀이 되기를 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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