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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해 록]백년전쟁 119, COVID19 2019

by 윤해

COVID-19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또는 코로나19라고도 부르며, 2019년 11월 17일 중국에서 최초 보고된 범유행전염병이자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또한 제1급 감염병 신종감염병 증후군의 법정 감염병이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는 중국의 우한에서 최초로 시작된,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라 하여 초기에 이 질병은 우한 폐렴(Wuhan pneumonia)이라 불렸었다. 202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을 넘어 아시아권부터 퍼지기 시작해 발생 2개월부터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고 발생 3개월 만에 전 세계의 모든 국가, 4개월 만에 모든 대륙을 집어삼켰으며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31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2월 28일부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전 세계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격상했으며, 3월 11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범유행전염병임을 선언했다. 2020년 10월 6일, WHO는 무증상 확진자 같은 곳곳에 숨은 전파자를 고려하여 실제 통계치보다 20배 이상 많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약 7억 6,000만 명)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반半半이라는 의미의 Half And Half라고 하는 재즈곡도 있지만 생명의 역사에서도 이 반반이라는 원칙만큼 흥미로운 것도 드물다. 우리는 어쩌면 생명의 태동 때부터 생사라고 하는 반반半半의 확률을 뚫고 한 순간도 빠지지 않고 생이라는 선택을 거듭한 모습이 지금의 우리 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생명은 그 관점이 미시적이던 거시적이던 무관하게 생사라고 하는 반반 Half And Half의 확률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헤쳐나가야만이 유지되는 우주적 질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경외敬畏스럽고 시원始原을 짐작하기 어려운 소우주인 것이다. 그러한 반반의 우주적 질서 안에 포식과 피식이라는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도 포함되어 있고 이와 함께 보고 보이는 생명의 양뿐만 아니라 느끼고 짐작하는 생명의 질도 함께 숨 쉬며 돌아가는 것이 우리가 사는 생태계인지도 모른다.

2019년 말 대한민국 인구가 5,185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동시에 출산율이 0.92명으로 전년도 0.98명에서 하락하면서 출산율 0%대라고 하는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대한민국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인구소멸국가로 한걸음 다가서고 있었다.
2019년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3.1 운동,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던 뜻깊은 한 해였다. 망국의 충격에서 벗어나 국가의 독립과 겨레의 자유를 선언하고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를 수립함으로써 독립민주국가의 첫출발을 닦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를 향해 조직적인 독립전쟁을 시작하였고 욱일승천하는 거악의 일제를 상대하기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지만 1919년 상해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하와이 미국 만주에서 풍찬노숙하던 애국지사들의 구심점이 되어 대한민국의 법통을 세운 것은 분명하였다.

2019년 3월 1일에는 제100주년 3.1절 중앙기념식이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되었다. 수만 명이 운집하였고, 기념식은 기미독립선언서 낭독과 애국가 봉창, 축사, 기념공연, 에어쇼 등으로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특히 이 기념식에서는 5G 기술을 활용한 전국 기념식장 연결을 선보여 이채를 띠었다. 그 전날인 2월 28일에는 독립기념관에서 3.1절 100주년 기념 전야제 <100년의 봄>이 열렸고, 이외에도 각지에서 태극기 퍼레이드와 기념공연 등이 열렸다. 이와 함께 3월 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를 순회하는 <독립의 횃불> 봉송 행사가 열렸는데, 이 횃불은 4월 11일 열린 임정 100주년 기념식장에 전달되었다. 4월 11일 19시 19분에 맞추어 한국광복군 C-47 비행기가 여의도 비행장에 착륙한 것을 기리면서 지금의 여의도공원에서 100주년 기념 중앙기념식이 거행되었다.

2019년 7월 1일 하반기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한일 무역 분쟁, 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항목 참조. 특히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을 문재인 정부가 약 3년 만에 파기하기로 결정하자 미국 정부까지 한국을 공식적으로 비난하고 있어 한-미간 분쟁으로 커질 소지까지 있었으나 일본은 액체불화수소 등의 수출규제를 해제하자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면서 한일관계는 가까스로 봉합하는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2018년 하반기 잠시 소강상태였던 미국-중국 무역 전쟁은 5월 무역 협상 결렬 이후 날로 격화되고 있었다. 30여 년 간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이춘재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민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미국-영국 등 서유럽과 중국-러시아의 2010년대 신 냉전 분위기에서, 미국과 중국이 결정적으로 충돌하는 베네수엘라,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6월 30일, 정전 이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동하였다. 2019년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이 있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있었다. 과잉처벌 논란이 많았던 민식이 법이 생겼다. 8월 9일 문재인 정부는 장관급 10명의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는데, 본인 및 가족(주로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밝혀지며 정치권의 큰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고 조국비판 및 입시부정 논란에 따라 8월 23일 서울대와 고려대를 필두로 그해 가을 광화문에서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맞물려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후에도 수차례 '조국 반대 vs 조국 수호'를 주제로 전국적으로 국민을 갈라놓고 분열시켰다.

2019년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일은 칸 영화제에서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 하였다. 기생충은 북미,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역대 한국영화 최고 수준의 흥행을 기록하였고,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에 후보로 오르고,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해외에서 한국영화의 입지를 높이기도 하였다. 기미년 독립선언 백 년 만에 대한민국은 단순히 산업화와 민주화만 달성한 것이 아니라 백범 김구선생이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문화강국이라는 성과에도 한걸음 다가간 의미 있던 한 해였다.

2019년은 1919년 3월 1일 정오에 물결같이 터진 대한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난 지 백 년이 된 해였다. 거악의 일제에 당랑거철했던 식민지 청년들과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은 백 년의 세월 동안 독립과 건국, 전쟁과 재건의 도정에서 국민들이 환골탈태하고 지도자가 대오각성하면서 혼연일체가 되어 오로지 미래세대에게만은 보다 더 많은 기회와 번영을 물려주기 위해 각고의 노력으로 백 년을 달려왔다.

그러나 나라가 통통해지고 정부의 곳간이 채워짐에 따라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파리떼가 날아들고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똬리를 트는 뱀처럼 간교하고 간악하며 후안무치한 세력들이 대한민국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되어 나라를 밑동부터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해가 2019년이었다. 누구는 알아차리고 저항했고 누구는 나도 기생하자는 일념으로 기생충과 한 배를 탔다. 백 년 동안 세상은 복잡해졌고, 복잡계의 세상을 무대로 기생충들은 자신의 매국행위를 교언영색으로 덮으려 했고 인사권자는 적당히 뭉개려 했다.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라는 영화에서 박사장 댁에서 기생했던 기택네 가족은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라는 대사를 날리며 악인이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의 블랙 코미디를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2019년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기생충들이 암약하다가 걸려 구충을 해야 함에도 구충제 복용을 미기적 거리다가 나라가 쪼개지고 분열되어가고 있던 와중에 있던 대한민국은 기생충의 진정한 상위 포식자이자 듣도 보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의 공격을 받기 전야의 적막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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