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해 록] 주주 공동체 사익공동체, 대한민국

by 윤해



2026.03.20

국가는 문명이라는 일종의 가상세계 안에서 이념이라는 가상을 이익이라는 실상으로 바꾸어 나가는 운명 공동체이다.

한편으로 국가는 가족이라는 운명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국경을 지키고, 공동의 이념체계 아래에서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국민의 희생까지도 요구하면서 대를 이어 영속하고자 하는 필요선이며 필요악이기도 하다.


우리 집 옷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걸려 있는 여러 벌의 얼룩무늬 군복, 군모, 신발장의 한편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전투화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예비역 병장네 가족의 옷장과 신발장에서 세대를 넘나들면서 복무했던 현역시절 관물대를 보는 듯한 기시감에 문득 놀라곤 한다.


오늘도 서울서 내려와 향토사단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에 응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군모와 군복을 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둘째 아들이 안쓰러워 자동차 키를 챙겨 나와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의 예비군 훈련장을 향해 아들을 태우고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군가 소리에 맞추어 제시간에 입소하기 위해 잰걸음을 뛰는 수많은 예비역들의 부산한 발걸음은 수십 년 전 현역을 거쳐 예비역까지 마친 내게 일상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추억의 편린들을 주마등처럼 쏟아내기에 충분했다.

군대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마치 시대에 뒤처지고 덜 떨어진 루저들의 뻔한 이야기로 경시하는 풍조 속에서도 묵묵히 국가의 부름에 생업의 손실을 감수하고 버스차비 몇천 원을 여비로 받으면서 개인의 사비를 털어 예비군 훈련장에 모여 제식을 하고 사격과 모의 시가지 전술 훈련을 하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예비군들을 유사시 사지로 몰아 전멸시킬지도 모르는 정책을 양산하고 있는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9.19 군사합의 복원과, 드론 특수사령부를 해체하려는 대한민국 국방부의 어이없는 자폭정책을 고발하는 글벗의 우국충정의 글은 러우전쟁과 중동전쟁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표되는 비대칭 전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실책임을 코스피 주가의 등락에 목을 매는 주주공동체, 대한민국 국민들이 알아차리고 실감할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

드론은 무기의 한 종류가 아닌 전장 구조 전체를 바꾸는 변수로 봐야 하며, 전투의 보조 수단이 아닌 게임 체인저로 봐야 하며, 전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파괴적 기술로 봐야 하고, 파괴적 기술로 무장된 드론 부대, 초기 혁신은 과잉 투자가 필요하고, 초기 전력화는 과잉 조직 보호가 필요하고, 초기 실수는 과잉 관용이 필요하다고 하는 글벗의 글을 읽고 이념공동체에서 이익공동체를 지나 사익공동체를 향해 폭주하는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운명공동체의 민낯을 보는 듯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재래식 전력 세계 5위라고 하는 막강한 대한민국 군사력의 원천은 망국과 분단, 전쟁과 휴전을 겪으면서 온 국민들의 피와 땀을 짜낸 70여 년간의 결과치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잠 못 자고 전방을 지키는 수십만의 현역장병들과 후방에서 국가가 부르면 기꺼이 생업을 멈추고 순식간에 입소하는 수백만명의 예비군이 있어 가능하다.

누군가는 알량한 위정자들의 대권놀음을 꿈의 순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진짜 꿈의 순간은 어쩌면 탑 5에 들어간 대한민국의 국방력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우리를 둘러싼 미 일 중 러의 세계 4강이 워낙 막강해서 그렇지 어느 대륙에 갖다 놓아도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원탑이며 미중러 그리고 인도라고 하는 대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 원탑인 것이다.

그러나 나 홀로 국방은 독박국방이다. 동맹과 신뢰를 쌓고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드론과 미사일과 같은 비대칭 전력이 양념처럼 가미되고 업데이터 될 때 국가는 안전할 수 있다.

공동체가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로 똘똘 뭉칠 때 비로소 국방은 완성되고 국가는 반석 위에 오른다고 하는 평범한 원리를 주주공동체 놀음에만 여념이 없는 몰지각한 위정자들은 온몸으로 무시하며, 그들은 지금 주주공동체를 넘어 사익공동체를 공고히 하기 위해 폭주하고 있음을 우리는 반드시 알고 막아야 하는 순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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