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의 11%는 악하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됨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해 현대 심리학은 하나의 공통된 설명을 제시하려 노력해 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잉고 제틀러(Ingo Zettle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에 대한 답변을 획기적인 ‘D-인자(Dark Factor)’로 제시하고 있다.
제틀러 교수는 “모든 인간에게 어느 정도의 악한 성향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가 악의 공동 분모로 제시한 D-인자는 아래 9가지의 어두운 성격 특성을 관통하는 핵심 요인을 집약한 개념이다.
나르시시즘(Narcissism): 과도한 자기애와 우월감
사이코패스(Psychopathy): 공감 능력 결여와 충동성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목적을 위한 타인 조종과 착취
가학성(Sadism): 타인에게 고통을 주며 느끼는 즐거움
이기주의(Egoism):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
악의성(Spitefulness):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타인을 해하려는 마음
도덕적 이탈(Moral Disengagement): 자신의 비도덕적 행위를 정당화함
심리적 특권 의식(Psychological Entitlement):자신이 타인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믿음
자기 이익 추구(Self-interest): 사회적 지위나 재산 등 개인적 이득에 대한 집착
이 9가지 악의 특성을 집약해서 표현하면 ”악은 타인의 안녕을 해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일반적인 경향을 가지며, 보통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확고한 신념 체계를 동반한다.”
연구팀은 D-인자를 측정하기 위해 온라인 설문법을 개발했다. "오직 나의 즐거움만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등 모두 70개의 문항이 주어지며 응답자는 각 문항마다 자신의 의견에 따라 1점~5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 약 16만 명 이상을 조사했으며 전체 평균은 약 2.3점으로 나타났다. 3.5점 이상을 기록하면 '높은 D-인자'로 분류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1%에 해당한다고 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더 높게 나타나지만 그 격차는 크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나이가 들수록 이 D-인자 수치가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25세 이하의 60%가 평균 이상의 수치를 보인 반면, 60세 이상은 30%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유전적 영향은 약 25%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분석해 보면 사회적 불안정, 불평등, 폭력, 부패가 심한 국가일수록 평균 D-인자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D-인자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는 편이다. 이러한 인식은 범죄 경험 증가, 대인 관계에서의 불성실함과 불안정성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치적 성향에서도 일관된 패턴을 보이는데, 높은 D-인자 수치는 급진화된 태도, 특히 우파 스펙트럼으로의 편향성과 강하게 연결되며, 반이민 정서, 반민주주의적 태도, 음모론 신뢰, 기후변화 부정과도 상관관계를 보였다. 제틀러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공개된 행동을 보면 높은 D-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종교와 D-인자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의 유무가 개인의 내면적 악함을 억제하거나 보증하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개인의 D-인자 수치가 바뀔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치료를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그 전제 조건은 본인의 강력한 변화에 대한 의지다. 스스로의 어둠을 직시하고 바꾸려는 결단 없이는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
개인의 자각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적 환경이다. 제틀러 교수는 사회 전체적으로 D-인자를 낮추려면 좋은 행동을 보상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줄여서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투명한 의사결정으로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나쁜 행동이 즉각 드러나도록 감시 기제가 작동하는 환경 조성도 필수적이다.
출처 및 근거 자료:
최초 보도: Der Spiegel (2026)
인용 보도: Helsingin Sanomat (HS.fi) - "Korkea D-tekijä kertoo ihmisen ”pimeistä persoonallisuuspiirteistä”"
책임 연구자: Ingo Zettler (코펜하겐 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