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손잡은 'AI 기반 무선망' 기대로 주가 급상승中
핀란드 산업사의 상징과도 같은 이름, 노키아가 오랜만에 역사의 무대 중앙에 섰다. 2026년 3월 초, 노키아의 주가는 마침내 7유로(한화 약 1만 2천 원) 선을 돌파했다. 이 숫자는 단순한 가격표가 아니다. 2015년 이후 무려 11년 동안 넘지 못했던 거대한 벽이었으며, 한 시대의 부침을 상징하는 심리적 경계선이었다.
주가는 하루 만에 4.71% 뛰어오르며 안착했다. 지난 12개월 동안의 상승률은 무려 50%를 상회한다. 이는 2025년 4월 취임한 새 CEO 저스틴 호타드(Justin Hotard)의 경영 방향성이 시장에서 강력한 신뢰를 얻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상승이 세계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충돌하며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오히려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그 배경에는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서 발표된 일련의 긍정적 소식들이 자리 잡고 있다. 노키아는 AI 분야의 거인 엔비디아(Nvidia)와의 전략적 협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반 무선망(AI-RAN)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이 파트너십은 이미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10억 달러(한화 1조 4,618억 5천만 원 ) 규모로 노키아 지분 2.9%를 확보했다. 당시 매입 단가는 5.16유로.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엔비디아의 베팅은 이미 성공적이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노키아의 미래 가치를 증명하는 강력한 보증수표가 되었다.
노키아의 최대 주주는 여전히 핀란드 국가다. 국영 투자회사 솔리디움(Solidium)을 통해 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솔리디움이 처음 노키아 주식을 사들인 2018년 당시 주가는 약 4.5유로였다. 오랜 시간 손실 구간에 머물렀으나, 이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현재 솔리디움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22억 9천만 유로(한화 약 3조 8,600억 원)에 이른다.
솔리디움의 전 CEO 안티 마키넨(Antti Mäkinen)은 “노키아는 그냥 ‘한 기업’이 아니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노키아가 매년 투입하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은 핀란드 내 다른 기업들과 궤를 달리한다. 다른 대기업들이 수백만 단위에서 움직일 때, 노키아는 수십억 유로 단위로 미래 기술에 투자한다. 핀란드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키아라는 '기술 엔진'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렇기에 노키아의 성공은 곧 국가적 승리를 의미한다.
요아킴 스트란드(Joakim Strand) 핀란드 국가자산관리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노키아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의 노키아가 우리가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새로운 노키아(New Nokia)’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방권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 기업으로서 노키아가 갖는 전략적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AI ▲데이터 네트워크 ▲‘서방 파트너’라는 지위. 이 네 가지 요소가 노키아의 미래를 밝히는 핵심 동력이다.
주가가 7유로를 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통신 장비 시장은 여전히 치열하고, 기술 패러다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오랜 시간 침체와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온 노키아가 비로소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핀란드 산업을 상징하는 기업이 다시 도약하는 모습은 단순한 경제 뉴스 이상의 울림을 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업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속에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은, 마치 오래된 나무가 새로운 가지를 틔우는 생명력을 지켜보는 것과 같다.
노키아의 다음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오늘의 이 작은 이정표가,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긴 여정의 서막이기를 바란다.
Iltalehti, “Kommentti: Nokia teki eilen historiaa ja ministeri hehkuttaa yhtiötä” (2026.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