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싱크탱크: 청년들에게 우편향 콘텐츠 많이 보여주는 알고리즘 해부
핀란드의 국가 싱크탱크 시트라(Sitra)가 발표한 '알고리즘과 민주주의' 연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젊은 사용자들에게 우파 성향의 정치 콘텐츠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핀란드, 프랑스, 루마니아에서 인스타그램, 틱톡, X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된 정치 콘텐츠의 58%가 우파 성향이었고 좌파는 26%, 중도는 16%에 그쳤다. 핀란드만 따로 보면 우파 콘텐츠 비율은 67%까지 치솟았다.
연구자들은 플랫폼의 구조적 유인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소셜 미디어 기업의 수익은 사용자가 얼마나 오래, 자주 플랫폼에 머무느냐에 달려 있다. 알고리즘은 그 목표에 최적화되어 있고, 결과적으로 분노·공포·혐오처럼 강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는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게 된다. 현재 인터넷 생태계에서는 우파 성향의 콘텐츠가 이런 감정적 자극을 더 강하게, 더 빠르게 유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또한 X의 경우 일론 머스크 인수 이후 우파 친화적 콘텐츠 정책으로 기울었다는 점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이 우파 계정 팔로우를 끊는 등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바꾸려 해도 우파 콘텐츠의 흐름이 줄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편향이 단순한 사용자 취향의 반영이 아니라 플랫폼 설계 자체에 내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 콘텐츠의 질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체 정치 콘텐츠의 3분의 2는 유머로 포장된 극단적 의견이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었고, 가짜 뉴스·혐오 발언·음모론은 8% 수준이었다. 시트라 국제협력 부문 대표 크리스토 레흐토넨(Kristo Lehtonen)은 "이런 콘텐츠를 수백 번씩 접하다 보면, 그것이 설령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더라도 무엇이 말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 자체가 흐려진다"고 경고했다. 설문에 참여한 청년의 절반은 소셜 미디어의 정치 콘텐츠를 보며 분노·공포·슬픔을 느낀다고 답했고, 3분의 1 이상은 가짜 정보와 혐오 발언을 정기적으로 접한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하루 평균 5시간을 소셜 미디어에 쏟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누적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트라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의 실질적 이행, 플랫폼 투명성 강화, 소셜 미디어 연령 제한 상향,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확대를 권고했다. 레흐토넨은 "연구자들이 플랫폼 내부 데이터에 더 깊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자 스스로 자신에게 노출되는 콘텐츠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EU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완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온 연구 결과라, 유럽의 디지털 주권 논쟁에 새로운 불씨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Juha-Pekka Raeste, "Sitra: Some pakkosyöttää nuorille oikeistolaista sisältöä", Helsingin Sanoma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