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금융학 교수의
'백만장자'가 되는 공식

저축은 공식으로, 소비는 철학으로

by 어나미

300만 유로 (한화 약 51억 원)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돈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핀란드 알토대학교 (Aalto-yliopisto) 금융학 교수 베사 푸토넨 (Vesa Puttonen)은 이것이 생각보다 흔한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신이 바로 그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다.


그는 최근 펴낸 책 《어떻게 백만 유로를 벌고 쓸 것인가 (핀어: Miten miljoona hankitaan ja kulutetaan)》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과, 그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잘 못하는 것 — 돈을 제대로 쓰는 법 — 애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밀리어네어가 되는 공식

푸토넨 교수는 막연한 꿈 대신 구체적인 수식을 제시한다.

기본 공식: 월 700유로 (한화 약 120만 원) 저축 × 연 5% 실질 수익률 × 40년 = 100만 유로 (한화 약 17억 원) 20세에 시작하면, 60세에 달성된다.


소득이 적은 20대라면 이런 단계별 플랜도 가능하다.

20~30대: 월 100유로 (한화 약 17만 원)

40~50대: 월 1,200유로 (한화 약 205만 원)

50~60대: 월 1,500유로 (한화 약 257만 원)

이 방법으로도 100만 유로 (한화 약 17억 원) 달성이 가능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밀리어네어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저축 플랜을 짜는 것이다.


복리의 마법: 원칙 하나가 전부다

푸토넨 교수가 강조하는 부의 핵심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종잣돈을 마련한 이후에는 복리 효과가 스스로 일을 한다. 그전에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자기 절제다.

"저축에는 자기 절제가 핵심이다. 일단 자본이 마련되면, 복리가 알아서 해준다."

그는 '라테 팩터 (latte factor)'도 언급한다. 매일 카페라테 한 잔처럼 작은 소비 습관이 수십 년 뒤에는 수백만 원의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 시에는 자신의 위험 감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 시장분석을 즐긴다면 종목 선택에 도전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비용이 낮은 인덱스 펀드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렇다면 번 돈은 어떻게 써야 할까?

돈을 모으는 것보다 더 말하기 어려운 주제가 있다 — 바로 모은 돈을 '잘' 쓰는 것이다. 푸토넨 교수 본인도 아내가 "우리 왜 아직도 저축하고 있지?"라고 물어올 때까지 그 문제를 직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낭비와 소비를 명확히 구분한다.

낭비: 남들이 사니까, 또는 충동적으로 원하지도 않는 것을 사는 것

소비: 자신에게 진정한 만족과 효용을 주는 것에 돈을 쓰는 것

"나는 맥도널드 버거에서 더 큰 만족을 얻는다. 핀란드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팔라체 (Palace)에서 수백 유로짜리 저녁 식사보다를 하는 것보다"


파인 다이닝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자신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주지 않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이 낭비라는 뜻이다. 고급 레스토랑이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훌륭한 소비가 된다.


그가 권장하는 소비 방식은 이렇다. 물건보다 경험, 특히 여행에 돈을 쓸 것. 헬스장, 퍼스널 트레이너 같은 건강 투자. 큰 유산 대신 살아 있을 때 가족을 돕는 것. 그리고 기부도 좋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부는 실제로 행복감을 높인다고 한다.


'머니 디스모르피아'를 아시나요?

푸토넨 교수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념 하나를 소개한다. 머니 디스모르피아 (money dysmorphia), 뜻은 '왜곡된 돈 감각'이다. 실제로 충분한 돈이 있어도 "돈이 없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핀란드 가계의 은행 계좌에는 총 1,150억 유로 (한화 약 197조 원)가 잠들어 있다 — 대부분 고령층의 저축이다.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고령층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돈을 지금 써야 할 때다. 앞으로 남은 시간보다 뒤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해가 한정되어 있다."


유산은 남기지 않는다 — "따뜻한 손으로 줄 것"

푸토넨 교수에게는 두 명의 성인 아들이 있다. 그런데 그는 자녀들에게 최대한 많은 유산을 남기겠다는 생각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분명히 말해두었다. 우리가 돈을 직접 쓸 것이며, 최대한 큰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너무 큰 유산은 오히려 자녀에게 해가 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일하며 무언가를 성취하는 경험 — 그것이 진짜 행복의 토대라고 그는 믿는다.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외부에서 주어진 것도 어느 정도 행복을 더해주지만, 동시에 도전과 짐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녀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죽은 뒤 차가운 손으로 건네는 유산보다, 살아 있는 동안 따뜻하게 돕는 것이 훨씬 낫다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어 자녀의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방식은 자녀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서도, 큰 유산처럼 그들을 나태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차가운 손보다 따뜻한 손으로 주는 것이 낫다."


출처: Helsingin Sanomat, 2026.3.12 Vesa Puttonen, 《Miten miljoona hankitaan ja kulutetaan》, Otava

매거진의 이전글헬싱키 시내 중심가에서 팻말 든 청년의 용감한 구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