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식 죽음청소'를 세상에 알린 작가, 세상 떠나며 직접 증명한 것들
2026년 3월 12일, 스웨덴 예테보리의 한 요양원에서 한 노부인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향년 91세. 화가이자 작가였던 마르가레타 망누손(Margareta Magnusson).
그녀의 죽음을 딸 야네 망누손이 세상에 알렸다. 그리고 야네는 한 가지를 덧붙였다.
망누손은 삶 그리고 죽음으로 그의 철학을 증명했다.
마르가레타 망누손은 화가에서 작가가 된 사람이었다. 그녀가 첫 책을 쓴 것은 80대였다. 전 세계 수십 개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줄 그때 누가 알았겠는가.
그 책의 이름은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 한국에서도 『내가 내일 죽는다면』(시공사, 2017)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30개 이상의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으며, Dictionary.com에 '데스 클리닝(death cleaning)'는 새로운 단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두 번째 책 The Swedish Art of Aging Exuberantly는 한국에서 『초콜릿을 참기에는 충분히 오래 살았어』(알에이치코리아, 2024)로 번역됐다. 노년을 어떻게 기쁘게 살아갈 것인가를 담은 책이었다. 살아 있는 동안 초콜릿을 실컷 먹고, 친구와 진토닉을 마시고, 줄무늬 옷을 즐겨 입으라는 그녀의 조언은 노년을 다루는 다른 어떤 자기계발서와도 달랐다. 유쾌하고 실용적이고, 조금도 두려움이 없었다.
'죽음 청소'는 스웨덴어로 '되스테드닝(döstädning)'에서 직역된 단어다. ('되(dö)'는 죽음, '스테드닝(städning)'은 청소를 뜻함)
망누손에게 이것은 단순한 정리정돈이 아니었다. 죽음이 가까워오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물건을 천천히 정리해 나가는 행위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 이후 그 짐을 떠안지 않아도 되도록.
그녀는 책에 이렇게 썼다.
'죽음 청소'는 그녀가 발명한 개념은 아니다. 딸 야네의 말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이 문화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그냥 "노인 여자들이 하는 일"로 여겨져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고 한다. 망누손은 그것을 처음으로 언어화하고 세계에 알린 사람이었다.
망누손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묵직하지 않다. 오히려 실용적이고 때로는 유머러스하다.
다락방이나 옷장처럼, 감정이 덜 붙어 있는 물건들부터. 오래된 겨울 코트,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선물들, 필요 이상으로 쌓인 그릇들.
그녀는 버리기보다 직접 건네기를 권했다. 딸 야네는 어머니 집에 가면 항상 무언가를 들고 와야 했다고 했다. 예쁜 쿠션 하나를 칭찬하면 어느새 그것이 자기 손에 들려 있었다고 한다.
감정이 많이 담긴 물건일수록 나중으로 미룬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이것을 간직하면, 나를 아는 누군가가 더 행복해질까?" 답이 '아니요'라면, 파쇄기로 보내도 좋다. 단, 그전에 잠시 그 기억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망누손은 나에게만 의미 있는 물건들은 작은 상자에 담아 "사적인 것이니 버릴 것(Private! Throw away!"이라는 메모를 붙여두라고 권했다. 유족이 굳이 열어볼 필요가 없도록. 살아 있는 동안 비밀이었던 것은, 떠난 후에도 비밀로 남는 것이 서로를 위한 배려라고 그녀는 말했다.
사람들은 종종 그녀를 "죽음의 마리 콘도"라고 불렀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 다르다. 마리 콘도가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고 했다면, 망누손은 훨씬 인간적인 질문을 던졌다. '내가 없어진 후에 이것이 누구에게 의미가 있는가'를 물으며 물건을 정리할 것을 조연했다.
그녀는 스스로는 죽음을 다음 단계로의 전환점으로 여겼었다. 심장마비를 겪은 후 살아 돌아온 후에도 두려움보다는 "삶을 돌려받은 기쁨"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참고 자료]
Margareta Magnusson obituary, The Guardian, 2025. 3. 18.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황소연 옮김, 시공사, 2017.
『초콜릿을 참기에는 충분히 오래 살았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임현경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