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Z세대는 왜 다시 신을 믿기 시작했나

불안한 시대, 젊은이들은 위로를 찾아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by 어나미

오랫동안 교회를 멀리해 온 핀란드 사람들이 조용히 돌아오고 있다.

지난 약 25년 간 핀란드 복음루터교회 교인 비율은 인구의 85.1%(2000년)에서 62.2%(2024년)로 크게 줄었었다. 무교 인구도 훨씬 늘어나 34.9%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핀란드 복음루터교회의 예배 참석자 수가 약 330만 명을 기록하며 눈에 띄게 증가했고, 특히 헬싱키 같은 대도시에서 그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건 타이밍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이 흐름을 사회적 불확실성 속에서 위안과 공동체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쟁, 물가 상승, 취업난… 뭔가 불안할 때 사람들은 결국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헬싱키 아그리콜라(Agricola) 교회의 주간 예배 '투오마스미사(Tuomasmessa)'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적인 영성 음악, 공인 게스트 연사, 촛불, 그리고 기름 부음 같은 기도 체험 코너를 결합한 이 예배는 매주 약 250명이 찾아오고, 종려주일 같은 명절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 손을 들고 찬양하거나 성찬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참여형 분위기가 전통적인 루터교 예배와는 사뭇 다르다.


담당 사제 카티 피르티마(Kati Pirttimaa)는 솔직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희망을 찾아서도 오지만, 음식 같은 현실적인 도움을 위해서도 온다"고. 경제적 불안과 실업이 예배당으로 발길을 이끌고 있다고 그녀는 보고 있다.


Z세대의 반응 — 뜻밖의 반전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젊은 세대, 특히 Z세대 남성들의 움직임이다.

핀란드 청소년들은 만 15세가 되면 핀란드 루터교회에서 주도하는 '종교적 성인식 준비 학교'(핀어: rippikoulu)에 참여하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이 행사는 핀란드에서는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여름 캠프와 친교의 장으로서 일종의 '국민 성인식'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최근 이 등록자 숫자도 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늘고 있다.


2025년 '종교적 성인식 준비 학생' 대상 조사에 따르면, 남학생의 67%, 여학생의 56%가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남학생 수치는 2019년의 36%에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신학 박사 요우코 포르카(Jouko Porkka)는 "우리는 무언가 흥미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 이 변화가 무엇인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변화가 너무 급격해서 젊은이들의 세계에서 분명히 감지된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스스로를 '덜 종교적'이라 규정했던 것과 달리, Z세대 남성들은 종교적이거나 교회에 소속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부정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런 남학생들의 믿음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자라나기 시작했다. 여학생들의 경우 2~3년 후부터 같은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립과 불확실성의 시간이 오히려 신앙에 대한 진지한 질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핀란드 Z세대는 이 종교적 성인식 행사에 참여했던 것이 자신의 정서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기도나 예배 같은 영적 활동이 외로움을 줄이고 소속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대세인지는 아직 미지수

전문가 아르토 발리비르타(Arto Vallivirta)는 과도한 낙관을 경계한다. "위기는 늘 사람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법이다. 교회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흐름이 교인 수 감소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그는 말했다.


그래도 어쩌면 이게 사람들은 다시 '위로받을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출처:

Yle (핀란드 공영방송) 보도, Daily Northern 재인용 (2026년 4월 5일)

Evangelical Focus, "Belief in God among youth is still growing rapidly in Finland" (2025년 12월)

Espoo Lutheran Parishes, "Young men support baptism and the Church" (2023)

Wikipedia, "Evangelical Lutheran Church of Finland" (2024년 통계 기준)

University of Helsinki / Tandfonline, "The variety of worldview profiles among Finnish upper secondary school students" (2024)

EARS (European Academy of Religion and Society), "Thriving or just surviving? The future of the Finnish national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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