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취급을 당할지언정.
밉다
형용사
1. 모양, 생김새, 행동거지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눈에 거슬리는 느낌이 있다.
사전적 정의는 저러하지만 보편적인 쓰임새(내 개인적인 느낌엔)는 무릇 연인 간의 관계에서 칭얼대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밉다’라는 말은
사랑해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하고.
정말로 싫은 사람에게는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서운함이 있고,
섭섭함이 있고,
그래도 아직 마음이 남아 있을 때
사람은 가끔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았다.
어쩌면 그 말속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마음이 남아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움'으로써라도 조금은
그녀가 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다.
또한, 이제는 내가 미워해보려 한다.
끝의 끝에라도 외면하겠지만
마음속 깊이 정말 우리는 이제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그래도 미워하며
잊지 않고 희망을 가져보려고 한다.
이것마저 없으면
일어나기 너무 힘들 거 같다.
아마 나는
죽을 때까지도
사전적 의미의 ‘밉다’는
못 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