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그리워하지 않을 그대에게

2026.1.14

by 새벽


잘 지내고 계신가요.

그대를 보지 못한 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겠지요.
저는, 조금 망가진 채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욕심이 자라 벌을 받는 중인가 봅니다.
당신과 이별한 뒤로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날의 나는 그대에게 조금은 더 어울리는 사람이기를 바랐습니다.

최근 개봉한 〈만약의 우리〉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못난 은호의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나와 닮아 보이더군요.
사과할 줄 알았고, 끝까지 어른스러웠던 그대를
내가 놓쳤다는 사실도 그제야 선명해졌습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헛된 바람과 그 기대까지도
나는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당연하게 필요로 했습니다.

요즘은 괜찮아진 것 같다는 착각도 종종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혼자 남겨진 새벽은 여전히 버겁습니다.

못난 나는
그대가 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었을 거라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서운하고 밉습니다.
그럼에도 평생
당신을 싫어하지는 못할 것 같네요.

또한 당신을 울리고 들었던
“미워”라는 말조차
나는 단 한 번도 싫어하지 못했습니다.

돌아보니
우리의 시작과 끝은 결국 편지가 되었네요.
이 편지가 언제, 어떻게 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같은 마음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전히 사랑하는 그대에게.

어리석은 내가.

P.S.
생일 축하해요.
몇 년 전 그대의 생일 때 함께 먹었던 고기와 커피는
참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