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겐 배드엔딩
요즘은
해피엔딩이 나오는 이야기가 유난히 힘들다.
누군가 결국 서로를 선택하고,
오해가 풀리고,
웃으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면
마음이 먼저 굳는다.
부럽다기보다는
어디에 나를 두어야 할지 몰라서다.
저 장면 속에
내 자리는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완전히 남의 이야기라고
외면하기도 어렵다.
해피엔딩은
끝까지 버틴 사람들의 몫처럼 느껴진다.
남아 있었고,
말했고,
기다렸던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그중 무엇도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잘 끝난 이야기를 보면
기쁘기보다는 먼저
미안해진다.
나 자신에게.
사랑이 부족했던 건지,
용기가 모자랐던 건지,
아니면 애초에
나는 그 장르가 아니었던 건지.
아직 답은 없다.
다만 확실한 건
해피엔딩을 보는 일이
요즘의 나에게는
축하보다 시험에 가깝다는 것이다.
넘길 수도 있고,
참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바라보는 건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야기를 중간에서 멈춘다.
마지막 회를 보지 않고,
결말을 미루고,
행복해진 얼굴을 오래 들여다보지 않는다.
언젠가는
해피엔딩을
해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이렇게 적어둔다.
해피엔딩을 보는 게
아직은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