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 심한 담임을 무너트린 화목한 가정의 영향력(3)

by 김인경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화목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가족은 우리가 처음 마주하는 사회이자, 사랑을 배우고 인정받는 첫 번째 학교이다. 가정에서의 인정은 바깥세상에서의 자신감의 기초를 쌓아준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 사람은 어디서도 인정받기 어렵다. 대인관계에서도 잘못도 모르고 기가 죽는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을 보면 가족의 사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가족의 유대와 사랑은 인간이 성장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내 삶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에 받지 못한 부모와 가족의 사랑이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애정결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잘못한 게 없는데도 상대가 부정적인 표현을 하면 내 행동에 자신이 없어진다. 이처럼 타인의 부정적인 표현 하나에도 쉽게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사랑과 관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부모와 가족의 사랑을 제대로 받고 자란 아이는 다르다. 그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잘못했을 때도 실수를 인정하고 먼저 사과할 줄 알다. 그들은 불필요한 애정을 구걸하거나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다. 이는 가족 안에서 받는 사랑과 인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아들 담임 선생님은 우리 가족을 “이쁜 가정”이라는 표현했다. 이 말에 부여되어 의미가 크다. 전화상담은 물론 아들을 보는 시각이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가정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태도를 바꾼 선생님의 모습에서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웠다.




아빠가 공부를 가르쳐 준다고 했더니 “누나와 공부하겠다.”라고 했다니깐, “아빠가 엄한가요?”라며 물었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너무 좋아요. 세상에 그런 아빠도 없어요.”라고 말하면서 우리 가족의 돈독함을 알렸다.


아들이 그런 사람들만 보다가 선생님 반응에 놀랐어요. 거기다 선생님께서 “가정형편이 어렵니?”라는 말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선생님 입장이라도 아이가 학원도 다 끊었다고 하고, 공부도 집에서 한다고 하고.”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었지만, 선생님처럼 반응했을 거 같다며 편을 들어 주었다.


갑자기 말이 바뀌는 선생님은 “아이가 10%라고 하고 살리고 싶고 좋은 대학을 보내고 싶어서 억지로 나오라고 했지요.”라며 그럴싸하게 변명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여기에 대해서 오해가 있었으면 사과드립니다.”라며 처음으로 정중히 말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이 사과 한마디를 듣기 위해 아침부터 지금까지 긴 통화를 한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게 없고 상대방의 사과를 받고 싶은데 상대가 인정하지 않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못된 성격이긴 하지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앞으로 일어날 일도 미리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아들에게 ‘학교에서 방과 후나 밤늦게까지 공부하라고 하거나 아침 일찍 와서 공부하라고 하면 가지 마라.’라고 했어요.”라며 강요하지 못하게 먼저 선수 쳤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들은 무리해서 공부하면 안 된다. 나는 공부보다 건강한 아들을 원한다. 지금도 학교 다닐 때 8시간 이상 재워도 금요일 되면 힘들어한다. 주말에는 1시까지 충분히 재운다. 보약으로 공진단과 경옥고 등은 물론 아들에게 맞는 한약도 1년에 몇 번씩 먹이지만, 약한 몸은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담임은 “방과 후 수업은 하셔야 해요.”라며 부탁하듯이 말했다. 나는 늦지만 않으면 하겠다고 했다. 후에 아들은 한 번 해보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전화해서 정중히 거절했다. 나를 아는 선생님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과중반도 아들이 선택한 거도 엄마는 아들을 믿으니깐 모든 건 아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면서 엄마는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돈만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니깐 선생님도 웃으면서 인정했다.




아들이 상담 중에 선생님께 “선생님을 어떻게 믿느냐?”라고 했단다. 담임은 작년에 학부모가 감사하다는 카톡 온 걸 보여주면서 못된 사람 아니라고 했단다. 그러자 아들이

선생님을 만난 게 행복인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단다. 그래서 선생님은 지내보고 말하자고 했단다.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어제의 위압적인 상담과 오늘의 부드러운 상담이 대조적이다.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아들이 선생님에게 솔직한 마음을 떨어놓았을 때, 나는 놀라면서도 아들이 많이 컸다는 걸 느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가정이 어떻게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다시 한번 다짐을 받아야 했다. 선생님께 딸의 이야기를 했다. “고1까지 공부를 전혀 안 하던 딸이 고2 담임 선생님을 잘 만나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고2 마지막 모의고사를 전교 1등을 했고 그걸 유지했어요.”라고 말하면서 담임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시켜 주었다.

나의 공부 방식도 잠깐 언급했다. 어렸을 때부터, 학원보다는 국어를 잡아주고 언제든지 공부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었다는 것을. 그래서 딸이 중2 말부터 고1 말까지 놀았음에도 고2에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도 정시를 잘 봐서 연대나 한양대를 생각했는데 경희대가 수시로 붙어서 어쩔 수 없이 갔다고 하자, 재수를 왜 안 시켰는지 물었다.


나는 인생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 없고, 혹시라도 그 점수보다 안 나올 수 있어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주위에서 재수해서 성공하는 예도 거의 보지 못했고, 평탄하게 사는 게 가장 좋은 거라 강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갑자기 “어머니 대단하신데요? 보통은 욕심나서 다시 시키는데.”라며 칭찬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들에게 우리 집은 재수는 없으니깐, 3년만 노력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격려해 주시면서 네가 좋은 성적으로 이번에 우리 반을 빛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도 하고 머리도 되는 아이예요.”라며 아들을 열심히 칭찬했다.


지금에 와서 이 말은 거짓말이 되었다. 아들 성적이 생각보다 나빴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내 아들이 공부 좀 못하면 어떠냐? 세상은 성적순대로 살진 않는다.




아들은 융통성이나 사교성이 없어서 연구직이나 공무원이나 해라.”라고 했다니깐 담임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기르면 돼요. 저랑 같이 1년 동안 기르면 돼요?”라며 걱정하지 말라며 아이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듯이 말했다.


어디까지가 담임의 진심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지금은 마무리를 잘해 아들이 고등학교를 즐겁게 다니는 것이 중요하다. 담임의 편견으로 소중한 아들의 3년을 망칠 수는 없다.



아들 자랑을 하던 나는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없었다. 우리는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존중하는 거라고 말하면서, 아이가 몸도 악하고 상처도 잘 받는다. 말이 없지만, 엄청 긍정적인 아이라는 걸 심어주었다.


마지막엔 내가 어제 왜 기분이 나빴는지 처음 전화 태도에서 기분 나쁜 걸 표현하자, 지금은 어쩐지 물어보았다. 마지막에 지금은 감사하다는 표현을 정확히 했다. 선생님은 아이와 잘 풀었다는 것도 나에게 강조했다.


내가 말이 많아서 미안하다고 하자, 아니라며 어머니 입장에서 자식 생각하는 거 당연하다며 인정해 주었다. 나도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하며 앞으로 아이에게 말을 부드럽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긴 여정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기 초부터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마무리는 잘되었지만, 엄마로서 걱정은 되었다. 병원에 있어 잘 보살펴 주지도 못하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자, 나의 부재에 미안함이 들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가족의 사랑과 지지, 학교와의 협력은 아이들이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하는 힘을 길러준다. 이는 단순히 학문적인 성취를 넘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가족과 학교, 이 두 공간이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줄 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사회의 긍정적인 구성원으로 이바지하게 된다.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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