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경 Jan 13. 2024

투자와 관계 : 돈과 자식을 내 맘대로 하고 싶어요!

  

나는 코인과 주식을 한다내 주식은 이제 구제 불능이 되었다제 작년부터는 코인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손절을 얼마나 했는지 안타까웠다. 지금은 코인이 조금씩 올라와 수익을 챙기기 시작하자 주식이 근심을 주고 있다.

     

주식과 코인을 살 때는 눈부신 수익을 꿈꾸며 욕심을 부린다. 무슨 자신감인지 오른다는 확신으로 투자한다. 그러나 투자의 바다는 예측불허의 파도처럼, 내 기대를 뒤엎곤 했다.    

  

사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어느덧 후회만 남는다. 이익이 나도 마찬가지다. 이익이 나거나 너무 물려있다가 원금이 되어 팔고 나서 오르면 약이 오른다     


눈물을 머금고 손절했는데 오르면 내 손가락이 원망스럽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세상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없어나는 운이 없나 봐.”라며 자책한다. 지금은 자책을 웃으면서 할 수 있다. 주식도 원금은 회수했고 코인도 원금의 2배 이상은 된다.

      



제 작년에 코인은 지금은 2배가 넘었었다. 투자금의 4배 정도 수익이 났을 때 원금을 빼놨어야 했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고 남편이 앞으로 지금의 두 배는 더 갈 거라고 말하자정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정리하지 못했다.     


그 뒤로 2년 동안 원금의 반까지 떨어졌다. 최고에서 10분의 1토막이 났다. 포기하고 있었다. 내 잘못인데도 남편만 원망하면서. 


지금은 이익이 나면 수익금은 무조건 통장으로 옮긴다. 올해는 원금을 통장으로 옮기는 게 목표이다. 내년부터는 세금도 부과한단다. 잘못하다간 세금 내고 숫자놀이만 하다 끝날 수 있다.

      

욕심을 부리는 투자에서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돈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는 끝이 없는 욕망의 길이다그 길의 끝은 결코 만족이라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이러한 투자의 경험은 돈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걸 일깨워 주었다돈을 따라다니면 다닐수록 더 멀리 도망간다. 돈은 자연스럽게 들어와야 한다. 돈보다는 삶을 즐기고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

     



가난이 싫어서 돈을 억척같이 모았다. 잘 벌 때도 최대한 아끼며 살았다.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다 남편이 주식으로 한 번코인으로 또 한 번내가 사기를 당해서 또 한 번세 번에 걸쳐 큰돈을 날렸다. 미칠 것만 같았다.      


아이들에게 비싼 옷 한번 사주지 않고, 아끼며 모았던 돈인데. 건물 사려고 했다가 남편이 원하지 않아 사지 못하고 남 좋은 일만 시켰다. 충격이 오래갔다. 다행히 내가 사기당한 금액은 주식 코인으로 메웠지만, 남편이 날린 돈은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그때 건물을 샀다면 지금 우리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후회한들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데 어쩌겠는가? 여기서 나는 깨달았다. 욕심은 항상 화를 부른다는 것을돈은 절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얼마 전에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딸을 혼자 키우며 직장 다니는 친구가 요즘 주식 공부를 한다며 자랑했다. 종목에서 공부한 것과 딱 맞아떨어지는 차트를 보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나는 웃었다. “그래서 돈 벌었어?”라며 농담 식으로 던졌다.

“이제 벌어야지.”라고 말하는데 나는 더 크게 웃었다.     


돈이 내 맘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니주식 공부 우리 남편만큼 했을까다 날리고 지금 열심히 일하잖니공부할 때는 다 될 것 같아도 중요한 건 내가 사면 그 종목은 공부한 거와 다르게 가더라고.”라며 큰 기대를 버리라는 듯이 말했다. 친구가 그나마 힘들게 번 돈을 날릴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럼 나는 언제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친구에게

그건 네가 지금처럼 준비하고 있으면너의 복이 올 때가 있을 거야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들어올 거야. 걱정하지 마! 우리 돼지띠잖니? 분명 잘 살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날린 돈을 써보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나 않을 것 같다열심히 모은 큰돈을 모두 날렸다그래도 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한순간도 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없다. 몸은 힘들고 죽음의 문턱을 왔다 갔다가 하는 통증을 느껴도 지금의 내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     


돈은 있지만더 벌려고 욕심부리다 날릴 때보다 욕심을 내려놓음으로써내 삶에 진정한 평화를 찾았다. 막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돈에 매이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나의 행복만을 찾고 싶다. 

    

지금은 아이들도 컸고무엇을 하든 간섭하는 장애물이 없다. 과거의 나는 돈과 성공에 집착했다. 내 것밖에 몰랐다. 지금은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찾는다마음도 너그러워지는 느낌이다작은 것이라도 있으면 나누어주기 바쁘다. 나의 작은 호의로 상대가 기뻐할 때, 내가 느끼는 만족감이 생각보다 크다. 이런 평화를 죽을 때까지 누리며 살고 싶다.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없지만, 돈 말고 안되는 게 사람 마음이다특히 자식이 제일 힘들다남은 싫으면 안 보면 된다. 남편도 정말 싫으면 이혼하면 된다. 하지만, 자식은 나의 모든 정성과 사랑내 소중한 돈 등 모든 걸 바쳐 키운 나의 분신이자 업보이다   

  

자식이 내 마음대로 안 될 때의 고통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자식이 아픈 걸 보느니 내가 아픈 게 낫다자식이 나쁜 길로 가는 걸 알면서도 말릴 수 없을 때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피가 마른다.   

  



유방암으로 10년을 고생하는 걸 본 지인이 나에게 한 말이 있다. 혹시 아이를 지우지 않았는지 물었다세 번째 아이를 지웠다고 했다나이도 많았고, 몸도 마음도 자신이 없어 지웠다고 하자, 그 죄가 나에게 온 거라고 했다.     


보통 살아있는 자식에게 그 죄가 가는 경우가 많단다. 간질처럼 이유 없이 아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등 병원에서 알 수 없는 병이 생겼을 때가는 모임방이 있단다. 거기에서 원인을 찾아보면 대부분 뱃속의 생명을 지웠다는 공통점이 있었단다.     


그분은 우리 집은 나한테 온 것 같다고 했다그렇다면 나는 감사한다자식의 고통을 보는 것보다는 내가 지은 죗값을 내가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저녁 먹고 딸이 전화가 왔다. 나에게 질문을 했다. 한 커뮤니티에서 여성이 아이 낳고 후유증으로 지능이 아이로 돌아갔단다. 7년 동안 여성은 친정에서 돌보아 주고 아이는 시댁에서 키웠는데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단다엄마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거였다   

  

인터넷에서는 남자를 욕하고 여자를 불쌍히 여기겠구나?”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엄마라면 내가 먼저 남자에게 이혼을 요구했을 거야이혼시키고 내 딸은 내가 책임져. 엄마의 친정과 같은 집이라면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고 버려지겠지만, 엄마는 내 자식은 내가 책임져     


세 명이 같이 사는 건 모두에게 불행이야. 대신 아이는 주기적으로 만나게 해달라는 조건으로 이혼시키겠어. 내 자식이 원하는 건 버리지 않아그리고 반대로 내 아들이 그런 경우라면 어떻겠니? 난 남자 쪽을 욕하지 않아.”라고 말하자 딸은 생각이 많아진 듯했다.      


나는 그 여성의 고통이 눈에 보였다. 시댁에서는 오지 못하게 하고, 남편은 제발 이혼해달라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 천대를 내 자식이 받는다면 용서되지 않을 것 같다.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나에게 어떤 행운과 불행이 기다리고 있을지? 하지만, 인생 뭐 별거 있을까? 살아보니 오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아무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보다 현재의 소중함을 알고순간순간을 웃으며 사는 것그것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며나의 삶을 가득 채우는 행복의 원천이라 믿는다     

202401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