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경 Jul 27. 2024

어리석은 나 :죽을 때까지 돈에 미쳐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인생에 있어 돈은 무엇일까? 아니 ‘내 인생에 있어 돈은 무엇일까?’ 자문해 본다. 돈이 나의 전부일까? 사형선고를 받고도 매일 주식 코인 금 시세를 보면서 속상해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지금 나의 씀씀이로 보아서는 가진 돈도 다 쓰지 못하고 죽을 텐데, 매일 “돈! 돈! 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알고 있다. 가난이 무서운 거다. 나에겐 어쩌면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가난이 아닐까?      


어렸을 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 알코올 중독의 아버지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능력이 없었던 나! 배우지 못하고 돈이 없어 항상 무시당했다는 피해의식. 하고 싶은 걸 항상 미루고 아껴야만 했던 생활들이 나를 돈의 노예로 만들었다.     




지난 4월, “유방암 뼈 전이”라는 죽음의 병을 몰랐을 때, 나는 가지고 있던 코인을 가장 싼 가격에 팔았다. 자다 말고 새벽에 왜 그랬는지도 모른다. 팔고 한 달가량은 코인이 오를 때마다 나를 원망했다.   

   

그러다 사형선고를 받았다. 아는 분은 가지고 있는 코인과 주식 금 등 모든 것을 현금화해서 병 고치는 데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그게 맞는 것 같아서 현금을 챙기고 있었다.      


하지만, 통증이 오기까지는 “유방암 뼈 전이”의 무서움을 몰랐다. 마음 둘 곳이 없었던 나는 다시 코인과 주식을 최고 가격에 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머리로는 “현금으로 들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지 몰라!”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주식과 코인, 금을 다시 샀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현금도 내가 생각하는 금액 이상 가지고 있으면 뭐든 사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저번 주에 나는 또다시 ETF 나스닥과 다우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이번 주, 떨어져 고민하던 코인이 오르면서 내 원금만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모든 건 내 기대를 채워주지 않듯이, 최근에 산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과 조금 올라온 코인이 떨어지자, 모든 신경이 거기에 쏠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네이버 주식 창에서 새벽까지 우장창 떨어진 다우와 나스닥 지수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이것저것 찾아보다 화가 났다. 왜 이렇게 병신같이 어리것은 짓을 하고 있는지?      


‘지금 내가 왜 이런 것에 신경을 쓸까? 가만히 있었으면 몇천만 원 마이너스는 아닐 텐데. 반대로 올랐으면 신났겠지? 왜 이렇게 어리석지? 지금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를 내 병에 신경 써야 하는데?’라며 나 자신이 한심했다.     




심한 통증이 오고 나서 회복이 뜻대로 되지 않자, 나는 타인과의 만남을 기피 했다. 글쓰기가 힘든 나는 톡도 거의 하지 않았다. 전화도 먼저 하지 않았다. 오직 치료에만 전념했다. 자면서도 주열기로 치료에 신경을 쓸 만큼 어깨의 암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뭔가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을 주식과 코인 금 등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상투 잡은 나의 투자에 미련함을 구박한다.     


내가 돈을 벌어 몇억 더 남겨준다고 감사할 사람도 없는데. 알면서도 어리석은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밉다. 그러면서도 통장의 잔고가 조금만 줄어도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한지 모르겠다.    

 



삶의 끝자락에서 나는 돈이 나의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다. 돈은 오히려 내 인생에서 나를 무겁게 짓눌렀던 가장 큰 짐이었다. 돈이 내 인생의 중심에 자리 잡았던 시간들. 그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이제는 정말로 돈이 아니, 얼마 남지 않는 내 인생에 집중할 떄다.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오늘도 통증과 함께 눈을 떴다. 살아있는 하루를 즐기는데 감사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야겠다.          

2024072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