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경 Sep 22. 2024

멋진 작가님과의 뜻깊은 만남 : 뜻밖의 축복


살다 보면 우리는 뜻밖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깊은 슬픔 속에서 찾아오는 위로가 기쁨으로 가득 찬 순간으로 바뀌면서 그 인연이 우리 삶을 감싸안는다. 내게는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나의 브런치 글을 얼마 전부터 구독해 주신 한 작가님의 만남이 오늘 나에게 큰 축복으로 다가왔다. 6월 말, “유방암 뼈 전이”라는 죽음의 진단을 받고 난 뒤, 내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모두가 항암치료만이 답이라며 치료를 거부한 나에게 안타까운 눈초리만 보내왔다. 나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만의 방법으로 치료하며 혼자 무서운 암과 싸우고 있었다. 가장 외롭고 힘들 때, 작가님은 나의 글을 통해 힘을 주셨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을 읽으시고 기도로 축복해 주시고, 찬양을 나눠주셨다. 격려의 말들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큰 울림을 주었다. 오늘의 글에서도 그분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글을 읽는 내 마음은 울렁이어 눈물이 핑 돌았다.


가족도, 친구도 나의 아픔을 알지만, 나에게 오랜 관심을 주진 못했다. 각자의 삶이 바쁘고 나는 항상 아픈 사람이려니 생각할 뿐이었다. 그러나 작가님은 나의 글을 보실 때마다 항상 좋은 말씀과 찬양으로 공감해 주셨다.

     



갑자기 작가님께서 내가 입원한 병원을 물어보셨다. 병원을 알려드리자, 바로 오실 수 있다며 시간이 괜찮은지 물으셨다. 직접 만나게 될 거라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나도 뵙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고, 우리는 약속을 잡게 되었다.     


치료가 끝나고 약속 시간이 되자, 마음이 급해져 주차장으로 나갔다. 기쁘게 맞이해 드리고 싶었다. 하얀 승용차가 들어오면서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렸다. 나는 당연히 그 차라고 생각하고 기다렸지만, 내리는 사람은 없었다.     


순간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 서성거리고 있을 때, 로비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젊은 남자분이 나오셨다. 작가님은 먼저 오셔서 내가 타고 올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셨다고 한다. 작가님과 마주치자, 나는 잠시 주춤했다. 글을 통해 막연히 여성 작가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페에 앉자, 이야기를 나누며, 그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섬세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 작가님은 선물이라며 소중한 책 두 권을 이쁘게 포장해 오셨다. 각 권의 표지에는 하나님의 좋은 말씀이 쓰여진 명함이 붙어 있었다. 명함 뒤에는 작가님이 손수 적어주신 나에 대한 격려와 쾌유를 바라는 소망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명함 사이에는 생각지도 못한 50,000원짜리 신사임당 님이 이쁘게 꽂혀있었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감사히 받았다. ‘낯선 사람이 이렇게까지 내게 마음을 써줄 줄이야?’ 처음 받아보는 격려에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선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작가님의 얼굴엔 진심 어린 사랑과 염려가 가득 차 있었다. 그 누구도 내게 이렇게 진심으로 다가와 준 적이 없었다. 그분은 나의 밝은 모습과 좋아진 모습을 보시면서 감사해하셨다. 나의 3개월간 겪어온 치료 과정을 들으며 공감해 주시니 지금까지 혼자 힘들었던 여정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지난 6월 말, 짧으면 두 달 밖에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부터 내 인생은 죽음을 준비했다. 하지만, 내 안에 살고 싶다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붙들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 마음속에 가득 채웠다.      


그때부터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루 24시간을 오직 치료에만 집중했다. 끊임없이 통증과 싸우면서도, 외로운 병실에서 혼자 버텨내야만 했다. 

    

이 더운 여름에 최대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주열기와 찜질기를 둘둘 말고 살았다. 통증 때문에 매일 밤, 잠을 설쳤다. 한 시간마다 작동이 멈추는 주열기 덕에 1시간 이상 계속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하루 종일 열 치료에 기운이 없어 주저앉을 때도 많았다. 남들 몇 년 동안에도 할 수 없는 양의 치료를 3달 동안 나의 방식대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 왔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중에도 나는 기적을 바라고 또 바랐다.     


그리고 지금, 그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의 내 모습은 누구도 2달이라는 사형선고를 받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팔과 다리는 여전히 불편하지만, 항상 너는 할 수 있다고 나의 마음에 심어주신 하나님께 매일 감사하며 지냈다.     




이런 나에게 오늘 작가님과의 뜻밖의 만남은 또 다른 기적이었다. 작가님의 아들이 아프다는 글을 읽었던 나는 아이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내가 사용한 기계들과 치료 방법들을 그분에게 알려 드렸다.      


그분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만큼은 아니어도 나 또한 그분의 아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마음이 이쁜 작가님의 아들도 회복되고, 나도 건강해져 언젠가 함께 만나기를 소망하며, 오늘 만남을 마무리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지낸 하루였다. 뜻밖의 만남과 축복된 행운의 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 같다. 작가님과의 인연은 단지 3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이 내게 준 위로와 감동은 평생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글을 통해 우리의 인연이 이어지길 기도하며, 오늘의 감사함을 마음 깊이 새긴다. 


2024092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