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예상치 못한 “빠르면 2달”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때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시련과 고통이 나를 따라 다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버텼고, 하나님의 은혜로 고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네 번째, 8월 말에 찾아온 통증도 새로운 물 덕에 기적처럼 넘겼다. 고비를 넘길 때마다 ‘하나님은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라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목숨을 연명한 시간이 벌써 1년 반이 되었다.
극한 통증이 올 때마다 어떻게 넘겼는지 생각해 보면 암이란 놈은 정말 똑똑하고 독한 존재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암이 찾아온 사실이야말로 내가 내 몸을 얼마나 사랑하지 못했는지 일깨워 주는 신호였다.
‘얼마나 나를 함부로 대했으면 암이라는 무서운 병이 찾아와 내 몸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을까?’ 이제라도 나라는 존재의 귀중함을 알아차리고,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대하고 아끼려 노력했다.
극한 통증이 며칠을 괴롭히자, 문뜩 물을 바꿀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음식은 물이다. 물을 소중함을 아는 나는 암이 생긴 이후로, 다양한 물을 주기적으로 바꾸어 마셨다. 수소수, 알칼리수, 은물, 증류수, 생수, 비싼 물까지. 골고루 바꿔가며 그때 통증의 고비를 넘기려 했다.
특히 뼈암이 온 이후, 정말로 살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비싼 물을 마셨다. 그러나 올 초에 찾아온 극심한 통증에 “비싼 물이 내성이 생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알칼리수로 바꾸었다. 8개월을 버텼지만, 또다시 죽음을 예고하는 통증이 찾아왔다.
나는 다시 새로운 물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집에 있는 은물 기계를 찾아 은물을 만들어 마셨다. 은물을 처음 알게 된 건 15년 전, 시아버지께서 폐암 판정을 받았을 때였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시누이가 시아버지를 살리겠다고 어디서 은물을 받아 왔다. 500cc 한 컵을 2시간 기다렸다며 남동생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결혼 초였던 나는 두 아기와 학원을 운영하면서 몸과 마음이 몹시 지쳐있을 때였다. 남편은 은물을 구하고 싶어 했다. 나는 어떻게 만드는 건지 알아보라고 했다. 남편 말로는 기계가 있는데 비싸다고만 했다.
코코실버에서 나오는 기계였다. 돈 많다는 누나가 50만 원이 없어 남의 집에서 그걸 받아와 동생들에게 큰일을 한 것처럼 자랑하는 걸 보고 웃음이 나왔다. 평상시 자식들에겐 그렇게 돈을 잘 쓰면서.
그때 당시만 해도 우리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나는 미운 시누이 보란 듯이 바로 샀다.
“그렇게 좋은데 매번 어떻게 남의 집에 가서 얻어와?”라며.
아버님은 그 물을 드시고 마지막까지 통증이 덜 하셨다고 했다. 나도 그 당시 은물을 마시고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 우선 매일 피곤해하며 여기저기 아팠던 몸이 조금씩 편해지는 걸 느꼈다.
자궁, 허리와 다리 등 여러 번 수술하신 엄마는 요실금 수술을 또 해야 한다며 수술이라면 지겹다고 하셨다. 그때 이 기계를 사드리자, 요실금 수술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좋아지셨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도 몸이 편해지셨다고 했다.
큰언니도 여러 증상으로 고생할 때 은물을 마시고 좋아졌다. 이처럼 은물의 효과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땐 수돗물로 은물을 만들었고, 주기적으로 필터를 갈아주어야 했다.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돌자, 은물 기계 회사는 대박이 났다. 그러면서 새로 만든 기계는 필터 대신 증류수로 만들라고 되어있었다.
우리는 증류수 사기도 귀찮았고, 모두가 웬만치 좋아지자, 은물을 끊었다. 그러던 중 내가 암이 생기면서 다시 만들어 마셨다. 이번엔 기계 회사를 바꾸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여전히 귀찮아 꾸준히 마시질 못했다.
머리를 쓴 나는 은컵과 은주전자를 이용했다. 농도를 조절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은컵에 물을 담아 마셔도 일반 물보다는 훨씬 부드러웠지만, 암 통증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나는 다시 새로운 물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중, 예전에 사기당해면서 산 기계를 발견했다. 버리고 싶었지만, 워낙 많은 돈을 뜯기고 얻은 거라 창고에 방치해 둔 거였다.
"어! 이 기계는 내가 몇 년 전 사기꾼에게 돈 엄청 뜯기고 마지막에 다단계로 사기당한 물건인데? 이 기계가 아직도 나오네? 가격이 2백 이상이네? 아직도 이리 비싸게 판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며 아들에게 전화했다.
기계를 창고에서 찾으라 했다. 버리기 아까워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전선을 끝내 찾지 못했다. 나는 쿠팡에서 여기에 맞는 전선을 사 놓고 아들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아들은 올 때마다 잊었다며 그냥 왔다.
매번 잊었다며 놓고 온 아들에게 짜증 내자, 남편은 통증으로 고생하는 그 주 토요일 밤에 가지고 왔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나는 기계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일요일에 모든 가족을 보내고 기계를 처음 사용했다. 물 2리터를 기계에 넣고 돌리면 1시간 후에 삐 소리가 난다. 그 물을 마시면 된다. 말론 수소수이지만 H3O가 활성산소를 H2O로 바뀌어 활성산소를 물로 변화시켜 주는 원리다.
기계마다 워낙 과장 광고들이 많고, 다단계를 경멸하는 나는 별 기대 없이 마셨다. 물맛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웠다. 찜질방에서 땀을 많이 흘린 후, 마시면 단맛까지 느껴졌다.
평소에 물을 좋아하지 않은 나는 땀을 빼거나 목이 마르면 음료수를 주로 마셨다. 이 물을 마시고 난 후부터는 음료수의 양이 팍 줄었다. 나도 모르게 음료 대신 이 물을 마시고 있었다. 마시고 나면 뭔가 모르게 개운했다.
하루가 다르게 통증이 줄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이것저것 먹어서 좋아지는 줄 알았다. 3일 후, 나는 테니스 목걸이를 맞춘다며 종로로 나갔다. 불안한 맘으로 움직였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늦은 밤 병원으로 돌아온 내 모습에 놀랐다.
며칠 전만 해도 죽네 사네 했던 내가 지금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본병원에서는 “2주 후, 검사를 올 수 있을까?”라며 걱정했고, 이 병원장님도 통증이 너무 심하면 호스피스로 가서 모르핀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던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정말 물 하나로 이렇게 큰 변화가 온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비싼 물도 이 정도의 효과는 내지 못했다. 나는 모든 주사약과 치료를 멈추고 물만 마시며 여러 종류의 찜질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2주가 지나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 몸이 좋아졌다. 병원의 몇몇 환자는 나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었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마시는 물을 2리터 한 병씩 주었다.
다음날 그들은 나를 다시 찾아왔다. 물을 자신도 모르게 다 마셔버렸다고. 나처럼 뼈암인 환우가 있었다. 항암치료를 받던 그 친구의 얼굴은 항상 검고 기미가 많았다. 단 2리터 마셨을 뿐인데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오지랖이 넓어 탈인 나는 그 후로 상태가 별로이거나 약간의 친분이 있는 환우들에게 물과 물병을 주었다. 마셔보고 좋으면 물병에 물을 담아와 기계에 돌려가라고 했다.
대부분 2리터 물병이 없었다. 나는 알리에서 괜찮은 물병을 몇십 개 샀다. 쿠팡에선 만 원 이상 했지만, 직구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병을 나누어 주었다.
물을 마시며 찜질방에서 땀을 빼자, 몸에서 악취가 났다. 너무 심해 내 냄새에 내가 오바이트가 쏠렸다. 거의 2주 이상 냄새에 찌들어 살았다. 지금도 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안 좋은 날이면 약하게나마 그 냄새가 난다.
땀을 충분히 빼지 못한 날은 소변으로 모두 배출되었다. 과식해도 다음 날이면 속이 편했다. 신기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말하자, 갑자기 남편은
"그 기계 또 살 수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
"글쎄? 기계에 있는 전화번호는 연락이 안 되더라고. 나도 찾고 있긴 한 테 없어. 인터넷에 올라온 곳은 믿을 수가 없고. 모르겠네?"라고 말하자, 남편은 심각하게
"더 이상 아무도 주지 마! 살 수 없는데 고장 나면 어쩌려고? 기계는 많이 쓰면 망가지잖아. 그 물 없음, 또 아플 수 있잖아! 못된 사기꾼이 당신 목숨 살려주고 갔네. 너무 미워하지 말아야겠네!"라고 웃으며 말하는 남편은 열심히 판매처를 찾고 있었다.
나는 이번에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겼다. 매번 고비 때마다, 새로운 물과 약 등의 치료법으로 살아있는 내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새 삶을 사는 나는 이제 속상함보다 즐거움이 많아졌다. 안달복달하는 마음도 편해졌다. 구설수가 많아 나쁜 이야기가 종종 들려오지만, 그런 구설수가 나를 살리는 거라 믿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하나님. 오늘도 어제처럼 많이 아프지 않은 날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밤 깊은 잠을 자게 해주세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과 같은 날이 되게 해주세요.”라며 매일 밤 감사기도를 드리며 잠에 든다.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