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엄마의 자녀 교육법

by 김인경

7월의 마지막주 토요일이다.

낮에는 기온이 35도까지 푹푹 찌는 더위 었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온몸에서 땀이 주르륵 흐르는 날씨이다.


대학 친구들과의 약속이 종로에서 6시 반에 있었다.

5시 좀 넘어서 글쓰기 하나를 완성했다.

뿌듯한 맘으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다는 기분에 약간의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했다.


'이렇게 새로 옷을 입고 화장까지 하니 내 얼굴이 깔끔하고 넘 맘에 드네.

너무 더워서 화장이 얼룩지고 땀으로 원피스가 젖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나는 가끔씩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밝고 깨끗해진 거울에 빛친 내 얼굴을 보면서 혼자 흐뭇해한다. 이쁜 얼굴도 아니다.

설사 이쁘다 해도 '50 넘은 아줌마가 얼마나 이쁘겠는가?'

하지만 기분 좋은 약속 장소를 가기 위해 간단한 콤팩트만 발라도 내 자신이 달라 보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가면서 친구들과 카톡으로 약속 장소를 계속 확인했다.

한 친구는 회사에서 당직이 끝나고 좀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나의 다른 친구는 집에서 시간 맞추어 나갔다.

항상 여유로운 사람들이 늦는다고 집에서 온 나와 친구가 더 늦게 도착했다.


조개구이는 먹어봤어도 조개 전골은 처음 먹어봤다.

가격이 좀 비싸다 생각했는데 나오는 음식을 보고는 그 맘이 싹 가셨다.

엄청 큰 솥에 여러 가지 해물과 조개들이 나를 만족시켰다.


먹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식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4명의 자녀가 이번에 다 대학을 간 것이다.

카이스트 간 한 명만 빼고는 다들 반수를 하고 있었다.

부모의 입장은 다 같은가 보다.

모두가 반수를 찬성하지 않았지만 자식이 원하니 어쩔 수 없이 해준다고 했다.


학원비 이야기가 나왔다.

둘 다 걱정이 많았다. 금액이 최소 한 달에 200-300이 들어간다며 걱정했다.

나는 "반수 하는데 궂이 학원비를 주어야 해?

그냥 인터넷 수업하면 안 돼?

우리는 고1아들이랑 반수 하는 딸 둘 다 학원 안 다녀.

아들은 누나가 메가스터디 어디 듣으라 말해주면 듣고 문제지만 풀어.

딸은 아들 가르쳐주는 과외비로 도서실 다니면서 스스로 하고..."


카이스트 간 엄마는 "너희만 가능한 거야! 네가 잘 키운 거야.

우리는 초중 다닐 때 엄청 썼어. 미리 쓴 거지."



아이들의 교육방식을 들으면서 나는 나의 교육방식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이들 공부를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하는 교육을 시켰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30분 정도를 매일 시켰다.

기탄 국어와 산수 문제지를 풀게 했다.

공부 내용은 아이들 수준보다 쉬운 책을 선택했다.

공부의 양도 아이들과 상의해서 집중하면 30분을 넘기기 않도록 주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공부의 시간과 양을 늘리면서 스스로 하는 습관을 길러 주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을 교육시켰다.

시험 때라고 더 공부를 시키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영재 교육 등을 추천하면 나는 무조건 반대했다.


"초등학생은 초등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려야 해.

영재 교육 같은 것에 시간을 쓰면 아무것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쌓여.

이때 배우고 싶은 것을 못 배우면 인생에서 시간이 없어.

정말 너희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이때야.

여기서 중요한 건 예체능으로 대학은 절대 가면 안돼.

엄마 생각은 예체능은 취미로만 즐기는 거야.

지금은 너희가 좋아하는 취미를 찾는 거야.

예체능으로 성공한다는 생각은 버려.

인터넷이나 기사에 나는 사람은 그 사람 한 명이니깐 나오는 거야

'김연아' 보고 피겨스케이트 하면 큰일 난다.

김연아는 단군이래 딱 한 명이야.

김연아를 보고 스케이트를 배워보고 좋으면 가끔 가서 타면 되는 거야."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고 했다.


남는 시간은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예체능을 시켰다.

기타는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수업으로 가르쳤다.

나는 배우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들만 보내면 싫어할까 봐 같이 다녔다.


아들이 학년도 어리고 모든 누나보다 늦었다.

나는 못하는 아들에게 맞추었다.

아들보다 더 못하는 엄마를 보면서 아들이 포기하지 않게 용기를 주었다.


플루트는 교회에서 무료로 찬양팀에서 가르쳐 주었다.

피아노와 미술은 일반 학원에서 꾸준히 시켰다.


딸은 저학년 때 찬양이나 동요를 남들보다 잘 불렀다.

교회에서 전국대회까지 나간 딸에게는 성악도 시켰다.


반면 아들은 골프와 탁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나와 가족이 함께 잠깐 배웠다.

나는 아이들이 배우는 예체능은 같이 다니면서 못하는 아들이나 딸에게 용기를 주었다. "더 못하는 엄마가 있으니깐 너는 잘하는 거야!"


우리 아이들은 항상 엄마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런 엄마가 힘들어하고 자기들보다 못하면 기분 좋아했다.

나는 늘 아이들 곁에서 항상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암벽을 배우고 싶어 했다.

어른들만 있는 곳에 아이들만 보내는 것이 걱정되었다.

나는 유방암 수술로 어깨를 잘 쓸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아빠 찬스를 이용해서 세 명이 다니게 했다.

한 1-2년 즐겁게 다녔던 기억이 있다.


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가능한 다 배우게 도와주었다.

그러면서도 공부는 스스로 하는 법을 가르쳤다.

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 학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

나는 바로 보내주었다.

스스로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은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학원을 보낼 때 나는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항상 말한다.

"학원 다니기 싫으면 바로 말해!

엄마 돈 없어! 엄마 돈 좋아하는 거 알지?

재미없는 학원 비싼 돈 내면서 다닐 필요 없어!

학원비 몇 달 아끼면 엄마 금팔찌 한 개 살 수 있어."

아이들은 엄마의 진담이 농담처럼 들렸는지 "알았어! ㅋㅋㅋ"


욕심 많은 딸은 자신이 원하는 여러 학원을 다녔다.

반면 소극적인 아들은 학원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모든 똑같이 주고 먹이고 가르친다는 것을 머리에 심어 주었다.


아들은 누나가 피아노를 6년 다녔으니 자신도 6년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다니기 싫어하는 아들을 강제로 보낼 수는 없었다.

나는 항상 아들과 타협을 했다.


"아들! 누나는 6살 겨울부터 한글 배우러 다녔어!

우리 아들도 학교 가려면 한글은 배워야겠지?

언제부터 할래?"

"난 7살에 배우고 싶어!"

"그럼 7살 3월에 시작하면 어때? 그래도 누나보다 반년은 늦게 다니네.."

"알았어." 아들은 흔쾌히 승낙한다.


아들은 초등학교 까지는 누나와 똑같은 학원을 누나만큼은 아니어도 불만 없이 다녔다.


중학교부터는 성적이 안되면 간다고 약속을 하고 스스로 공부를 했다. 중학교 때 오직 수학 학원 2년 다닌 게 전부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누나가 도와준 대로 한다고 지금은 아무것도 다니지 않는다.

1학기 시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방학 때 스스로 한다고 약속했기에 나는 아들을 다시 믿어 준다.


반수 하는 딸은 작년 고3 때도 2학기 때는 영어 빼고 모든 학원을 끊었다.

메가스터디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영어는 자신이 의지력이 부족해 스파르타가 필요해서 마지막까지 다녔었다.

지금은 영어도 스스로 할 수 있다며 도서실만 다닌다.


도서실을 왜 가냐고 물어보니깐 집에 있으면 매트리스에 눕고 싶고 집중이 안된다고 한다.


지금도 나는 딸과 댄스를 배우러 다니다.

갑자기 춤이 배우고 싶어서 개인레슨을 알아보았다.

몸치여서 단체로 배우는 곳에 가면 스트레스만 쌓인다.


친구들에게 딸과 춤을 배운다고 하니깐 반응이 여러 가지였다.

"공부하는 딸과 무슨 춤을 배우냐? 공부에 방해되게..."

"좋은 방법이네. 스트레스도 풀리고... 그래도 시험 끝나면 하지?"

"역시 우리와 다른 엄마야! ㅋㅋㅋ?" 등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같이 했던 나는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었다.

아닌가 보다. 남들이 보면 나와 우리 아이들이 이상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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