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도전의 시작 : 유방암을
이겨내는 글쓰기의 매력

by 김인경


갑자기 "너의 취미나 관심사가 뭐니?"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글쎄? 생각해 보질 않아서…."라고 보편적으로 말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매일 같은 루틴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지 생각할 여유가 많지 않다.

학생은 공부에, 직장인은 회사 일에, 주부는 집안 일에…. 이처럼 각자의 생활에 바쁘게 몰두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많지 않아서일까? 자기 자신에 관한 관심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나 또한 취미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정말 나의 취미가 있었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관심사는 바로 생각이 났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뭘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돈을 많이 벌면 그 돈을 어떻게 쓸까? 재테크는 무엇을 하고 저축은 얼마나 할 것인가?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면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 많이 번다는 게 얼마를 말하는 것일까?" 등... 이런 생각들이 늘 머리에 가득 채워져 있었던 것 같다.

사업을 했던 나는 언제든 뭘 하든 돈은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유방암으로 인해 사업을 그만두고 10년이란 긴 세월의 병원 생활이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사업적인 감각도 떨어지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도 사라졌다. 우선 체력이 가장 문제이다. 약해진 몸으로 무엇을 한들 끝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어졌다. 지금은 남편이 일을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고, 자식들이 빨리 커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으려고 무던히 노력했었다. 여러 가지 운동도 시도해 보았지만, 체력적으로 꾸준히 하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재미있게 놀다 와도 마음은 늘 외롭고 허전했다.

친한 지인분과 통화를 하던 중에 그분이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병원 생활을 써봐도 좋고 자신의 글을 써도 좋으니 한번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이분은 나의 수준을 모르시는구나!' 내가 책을 손에서 놓은 지 벌써 20년이다. 결혼하고 한 번도 책을 열어본 적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다.


몇 년 전 내 생일 때였다.

가족이 식사하러 가는 도중 생일 선물 이야기가 나왔다. 책을 좋아하는 남편은,

"생일 선물로 책 사줄까?" 나는 기가 막혀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딸이,

"아빠는 왜 욕먹을 소리만 골라서 해? 엄마 책 싫어하는 거 몰라?" 하면서 남편에게 면박을 준 기억이 난다.

이런 내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갑작스럽게 생겨났다.

병실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글쓰기 잘하는 법"이란 영상을 찾기 시작했다. 남의 이야기 듣기 싫어하는 나는 짧은 것부터 들었다. 생각보다 공감도 가고 지겹지 않았다.


바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생각나는 데로 손이 가는 데로 타이핑을 했다. 역시나 문맥이며 글의 전개가 어색하고 맘에 들지 않았다. 열심히 읽고 수정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은근히 재미를 느꼈다.


처음으로 힘들게 쓰고 고친 나의 글을 남들과 공감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지루했던 병원 생활에 활력소가 되면서 시간도 잘 갔다.

글을 쓰는 동안은 머릿속의 잡생각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말하기 좋아하는 나는 한 주제를 보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글쓰기는 이런 나의 욕구를 채워주듯이 말로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까지도 글로 담아낼 수 있었다.


지금 나는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초사고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매일 1편은 의무적으로 쓰고 한편 이상은 그때그때 생각이 날 때마다 쓰려고 한다.


'나이와 시간이 많으신 분들,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분들, 그리고 많은 생각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글쓰기를 시도해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글쓰기는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자아를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분들도 글쓰기의 매력과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이전 08화목표를 향한 준비 : 글쓰기와 책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