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생활과 외로움: 사회적 연결과 자기관리의 필요성

by 김인경

외로움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대인관계가 제한되고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


병원의 아침은 늘 시끄럽다. 부지런한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들이 새벽 5시 반부터 움직인다. 간호사는 혈압과 아침 약을 주러 온다. 인턴 선생님은 어제 어떻게 지냈는지 환자의 몸 상태를 물어본다.


병원 생활을 오래 한 나는 이런 환경에 익숙하지만, 아직도 적응은 못 하고 있다. 저녁형 인간인 나에게 병원 생활은 언제나 힘들다. 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오면 생활 패턴이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다.


오늘도 역시나 새벽부터 선생님들이 왔다 갔다하고 있다.

그때 한 환자분이 MRI 검사 비용으로 불평을 한다.

"여기 입원했을 때 검사받았으면 보험회사에서 검사 비용을 다 받았을 텐데...

통원 중에 검사해서 80만 원 중 10만 원밖에 못 받았어요."


이때 머리에 스쳐 가는 한 중년 여성이 생각났다.

3년 전인가? 코로나로 사람들과의 대면 관계가 끊어져 있을 때였다. 65세 정도 된 체중이 충만한 중년 여성이 입원하셨다. 그때 MRI 비용으로 의사와 말다툼하는 것을 보았다.


지금 입원한 K 대학병원은 MRI 검사비가 80만 원인데 밖의 개인병원에서 20만 원에 해준다며 금액을 조정해 달라고 의사에게 억지를 부린 분이다.


코로나로 거의 대면 관계가 막혀있을 때였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였다. 의사와 자식들 앞에서 그분은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며 울었다. 아픈 곳이 궁금한 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황남빵 하나를 가지고 가서,


"언니! 이거 하나 드시겠어요?" 내가 말을 걸었다.

"고마워!" 언니는 너무 맛있게 드신다.

"어디가 많이 아프세요?"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갑자기 얼굴이 막 뒤틀리면서 얼굴 전체가 너무 아파!" 언니는 인상을 쓰면서 애처롭게 말씀하셨다.

"지금도 그러세요?" 나는 다시 물어보았다.

"아니! 괜찮다가 갑자기 막 아파 와. 언제 아플지 아무도 몰라. 그게 더 무서워. 그래서 아프지 않을 때 먹을 거 있으면 빨리 먹어야 해“


황남빵을 너무 맛있게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나는 마음이 아파서 얼른 하나를 더 드렸다. 마찬가지로 급하게 드신다. 심지어 맛없는 병원 밥도 맛있으신 듯 제일 먼저 식사하시고 빈 그릇을 내다 놓으신다.


코로나 시대에는 병원 안에서도 감염위험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자의 자리에서 커튼을 치고 서로 간의 이야기를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언니는 갑자기 아프다며 의사에게 자주 통증을 호소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언니와 비슷한 나이의 환자분이 들어오셨다. 두 분은 대화를 자주 하셨다. 그 후로 언니는 아프다는 말씀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다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언니는 이야기할 때는 괜찮으세요?"라고 내가 물었보았다. 그러자 언니는 흥분해서,

"이게 문제야. 아이들이 오면 아프지 않아. 그러니까 아이들은 자꾸 퇴원하라고 해. 병원비가 비싸니깐…."라고 말하면서 퇴원을 하게 될까봐 걱정하셨다.

"언니! 실비 없으세요?"라고 내가 다시 질문했다.

"없어. 아이들이 모아서 내주고 있어. 그런데 아이들만 오면 멀쩡하니깐 눈치를 주네."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는 표정으로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나는 웃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 속마음을 말했다.

”언니! 외로움이네요. 코로나로 사람들도 못 만나고.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뭐 하세요?"라고 물으니,

"코로나 전에는 관광차 타고 놀러 다녔어. 가끔 사람들도 만나고. 지금은 집에서 너무 외로워. 밥도 먹기 싫고 먹을 것도 없고.,," 슬픈 얼굴로 언니가 말했다.

"여기 오시니깐 좋으시구나? 사람들도 있고 때 되면 밥도 주고 ㅋㅋㅋ" 장난식으로 웃으면서 물어보았다.

"맞아. 나 집에 가고 싶지 않은데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언니는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모임이 취소되고 외부 생활의 차단으로 '외로움' 병이 많아졌다. 집에서 하루 종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언니는 외로움으로 힘들고 무섭고 고통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원인 모를 병이 생긴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많이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한 곳도 많다.


노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결성이 어려운 사람들, 실직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외로움 즉 고독 병'을 의사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주위에 나이를 불문하고 고독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많이 본다.


"당신은 고독 병에서 자유로운가?"


나 또한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3년이라는 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많은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인공지능 시대인 현대는 외로움을 스스로 극복해가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지역사회 안에서는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하고 소통의 기회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족, 친구, 이웃과의 교류, 사회 활동, 공유하는 취미나 관심사를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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