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확

노필터 수업일지 14회 차

by 대이

2022. 09.14(수)


수업 때 정말 놀라운 일이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문을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몰랐다. 수업 때 길준오빠와 정말 애인 사이처럼, 그리고 내 안에 있던 기쁨, 불안, 혼란스러움, 두려움, 배신감 등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흘러나왔다. 일주일 내내 빠져있었던 생각은 ‘내가 믿는 대로 보는구나.’ 전 애인 관계에서도 내가 믿는 대로 보는 습관, 나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순간들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길준 오빠가 바람피운 사정을 들고 왔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그 사람이 정말로 바람을 핀 것이고 나를 버렸고 다른 사람이 좋고 지금 여기에 마음이 없다는 것을 그 표정에서 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오빠가 정말 가증스럽고 밉고 배신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내 몸은 내 감정에 따라서 저절로 움직였다. 흐름을 타고 있었다. 가족 관계 안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면서 지내왔을까.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나는 어떤 오해를 했을까. 오빠의 당황스러워하는 눈빛들에서 나는 무엇을 읽어야 했을까. 불편함…

어쨌든 이번 장면에서 내가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었던, 감정이 자기가 알아서 흘러갔던 이유는 내가 준비한 상황을 믿고자 하는 사전 준비와 문 앞에서 들어가기 직전에 선생님이 내가 길훈을 아주아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길훈을 아주아주 사랑할 수 있을까 대체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을 때 엄마를 떠올렸고 엄마가 나와 결혼한 사이인데 내가 임신하고 초음파도 같이 안 가고 전화도 안 받는다고 생각하면 이유 불문 서운하고 입이 대빨 나올 것 같아서 그 마음을 확 알아버렸다. 한번 그 마음을 알고 나니까 들어가기 직전에 그 마음이 잘 잡히지 않더라도 믿고 들어갔더니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싶었는데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감정이 팡팡 터져 나왔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남들 앞에서 그렇게 울어본 것도 처음이었고 연기할 때 자의식이 들어오더라도 금방 나가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너무 자유로웠고 재미있었다. 누군가 코 훌쩍이는 소리가 나서 더 신기했다. 내가 울 때 따라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럴 수 있는 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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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ition and Love

무대와 일상의 차이는

무대에서는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기대하고 바라야 한다는 것. 일상에서 사람은 매 순간 변하는 존재이고 삶의 시기에 따라 변하지만 무대에서 인물은 마이즈너에 따르면 욕망과 성공 성취 돈을 추구하는 인물과 일상에서 맺는 가족 친구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 딱 이 두 부류로 나눈다. 예외는 없고 섞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다시 인물을 쌓기 시작한다.


묘비명

초목표

장면목표

기대하는바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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