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수지의 중요성

투자자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 7편

by 긴오이

사업자가 설계를 바꾸려는 이유는 둘 중 하나이다.

애초 제안했던 사업의 수지가 타당하지 않거나, 혹은 수지를 더 높이려는 것이거나.

'둘 중 어느 쪽이냐?'를 판단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사업내용(설계)을 승인하지 않으면 된다.

이때 조급함을 드러내면 그것은 수지가 타당하지 않은 쪽이다. 이 투자는 '가짜'다.


결국은 돈



매각 방식이든, 선대부 후매각 방식이든 중요한 것은 돈이다.

일정도 이 돈 때문에 꼬인다.

일단 계약이 이뤄지고 나면, 좀 더 수익이 많은 쪽으로 욕심을 부려보는 것이 사업의 속성이다. 그것이 가능하냐, 아니냐는 차후의 문제이고, 일단 찔러나 보는 것이다.


매각 방식에서는 소유권을 가져왔으므로 이 계획을 바꾸는 것은 그야말로 사업자의 마음이다. 10층에서 20층으로 설계를 바꿔도 되고, 애초에 계획했던 문화시설은 코딱지만큼 집어넣고. 호텔&리조트 사업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승인이 되지 않으면 무한정 시간을 끈다. '갑'의 입장에선 - 물론 매각 이후엔 '갑'의 위치도 아니겠지만 - 이 시간 끌기 작전 앞에 여간 속이 타는 것이 아니다.


선대부 후매각 방식에도 이러한 의도들이 침투할 수 있다.

다만, 사업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이러한 의도들이 예상되는 설계변경은 반드시 1년 안에 나타난다. 만약 이 설계변경을 승인해 주지 않으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아마도 이런저런 볼멘 소리나 핑계들이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에 우리 사업지 인근의 관리계획을 다시 짠다면서요. 우리 사업부지의 토지 용도가 바뀌는 것 아닌가요? 그럼 건폐나 용적률이 바뀔 텐데 설계를 좀 미뤄야 할까요?" 라거나 "코로나 때문에 요즘 투자자 모집이 너무 어려워요" 식이다.

일정 지연에 대한 논리가 구축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고 쉽사리 동의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해한다고 편을 들었다간 그야말로 나중에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그런 약해진, 느슨해진 긴장감으로부터 은연중 동의의 의사가 표현되고, 그 말을 근거로 어느 날 설계 변경서가 당신 책상 앞에 놓일 수 있다.

"뭔가요?"라고 물으면,

"그때 동의하지 않으셨나요"라고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위의 대화는 다소 비약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이것이 한번 두번 세번 이어지다 보면 그 사이 담당자가 바뀌기도 하고, 인사이동의 어수선함 속에서 별안간 설계변경이 승인될 수도 있다. 당연히 경계해야 하는 지점이다.

물론 모든 사업자가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지점을 짚어본 것뿐이다.


이 지점이 애매한 것은 위에서 열거한 - 우리가 예상하기로 다분히 의도적이라 판단한 - 사안이 관점을 달리하면 실제 180 º 달리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극 행정의 입장에선 위에 열거한 용도변경의 우려들이 실제 사업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특수상황도 역시 고려될만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자가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선량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더라도 일정의 지연이 축척되기 시작하면, 적극행정의 인내도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점이다.


중요한 갈래에서 '갑'이 어떤 판단을 내리냐는 저마다의 기준이 있겠지만, 사업자도 결국 돈을 보고 시작한 만큼, 종국에는 '갑'쪽에서도 '갑'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것이 타당하다

포괄적인, 그리고 다분히 추상적인 지역경기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토지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기본 계약사항의 준수와 딱 그 토지만큼에서 창출되는 명확한 사업수지도 '갑'(행정)의 입장에서는 역시 중요하다.


그것이 비즈니스니까.


이전 06화투자자가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