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무원들은 땅을 알까?

공무원이 땅을 알아야하는 이유 - 2편

by 긴오이
젊은 공무원들은 땅을 알까?


최근 들어오는 공무원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20~29세가 가장 많다. 내가 임용되었을 때만 해도 30세 정도가 평균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 보다 연령이 조금 더 낮아졌다.


공무원 연령.png (2021년 국가직 공무원 최종 합격자 연령)


대충 생각해보아도 이들이 땅(토지)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대학을 나오면서부터 혹은 대학생활중에도 이미 공무원 준비를 해왔을 세대들이다. 대부분 미혼 일터이고, 아직 본격적인 월급을 받아보지 못했으니 재산증식 같은 건 먼 미래의 이야기일 것이다. 독특한 경력이나 이력이 없고서는 땅에 대한 가치관이나 안목을 형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택구입 등의 투자관점에서 인근 아파트 시세 정도는 읽고 있을지언정 땅은 이들의 관심사가 아닐 것이다.



최상위 공간계획인 국토종합계획 = 땅



몇 년 전부터 정부는 인구감소 시대 최초의 최상위 공간계획인 국토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따르면 인구감소로 인해 국토의 공간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도권과 대도시의 인구 집중현상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경제 저성장 추세는 일시적이고 특수한 병리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국토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은 전 국토의 52%에 이를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거주 과소지역들이 국토위에 천공처럼 무수히 많은 점들을 찍게 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지방 소멸도 그러한 전망을 앞두고 그 무수한 점들 중 하나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몸부림치라는 일종의 옐로우 카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러한 지방 소멸에 대비하여 어떤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방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생산요소가 땅이라면 지방 소멸에 대한 답도 이 땅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이 땅에 대해 공무원은 해박한 지식과 이해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행정 영역에서 땅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나도 글을 쓰다 보니 궁금하다. 물음은 던졌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공무원으로 일한 지 15년 차인 나도 이 범주가 어느 정도일지 당장 상상이 안된다. 아마 1년씩 모든 업무를 다 돌아본다 해도 퇴직까지 그 모든 업무를 다 담당해보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그만큼 행정업무는 분야가 방대하다.

누군가 브런치에 쓴 글이 생각난다.

'공무원이 비록 일을 잘하지는 못할지언정 이런 일 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업무 영역은 넓다라는 이야기~~

그래도 문제를 제기했으니 어찌 되었든 답을 찾아보자.

현재로선 모든 업무영역을 펼쳐놓고 일일이 체크해 볼 수 없으니 딱 떨어지는 해답은 제시하기 힘들고, 해답의 근처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보기로 한다. 다행히 지방사무는 대부분 예산을 바탕으로 하고, 예산은 기능별 분류가 통계치로 나와 있으므로 정확하진 않더라도 행정 영역에서 토지와 관련된 분야가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하는지 최소한 가늠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은 기능별로 총 13개 분야, 52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능별 분류.png 부산시 세출예산 기능별 분류

(참고로 이 표에는 기능별 분류 중 공공질서 및 안전, 과학기술 분야가 빠져있다)



부산시 세출예산의 기능별 분류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대부분 지방예산의 기능별 분류는 위와 비슷한 형태를 보일 것이다.

인구 고령화 및 양극화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가? 사회복지 예산이 가장 크다.

이 기능별 분류 중 땅과 관련된 분야는 수송 및 교통, 국토 및 지역개발 정도일 것이다.

사회복지 예산을 제외하면 수송 및 교통이 제일 큰 분야로 나타난다. 수송 및 교통은 주로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대중교통, 물류에 관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토 및 지역개발은 수자원, 지역 및 도시, 산업단지에 관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방발전을 도시개발, 지역개발, 산업개발로 표현한다면 이 수송 및 교통,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가 주된 핵심분야가 될 것이며, 이는 대부분 땅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 업무를 제외하면 지방사무 중 땅과 관련된 비율은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객관적 지표를 제외하더라도 개인적 경험론에 의하면 땅(토지)과 관련된 민원이나 파생업무는 지방사무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틀림없다. 땅은 곧 자산이요, 재산이자,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사항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든, 국가든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다. 공공의 땅은 공유재산이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구체적으로는 국유지, 시·도유지, 군유지 등으로 불린다. 개인의 땅과 마찬가지로 이 국공유지도 소유권 등 재산권 행사의 근본은 사유지와 다를 바가 없는데 일부 사람들은 국공유지의 재산권을 사유지에 비해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남의 땅을 침범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이러한 기준을 매우 느슨하게 적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인식으로 국공유지의 불법 혹은 무단점용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이는 국공유지가 가지고 있는 공공재적 성격 때문이라고 보는데 냉정히 말해서 공공적 성격을 지닌 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조직 그 자체이지, 이 조직이 가지고 있는 토지 등의 재산적 가치는 사유지와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국공유지도 사유지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

이것은 (젊은)공무원이 땅을 알기 전에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 소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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