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불 속 밤톨 터지듯

by 긴오이

반장 선거에 나갔던 아이

목덜미에 아궁이가 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어찌나 떨렸던지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얼굴이 화끈해서

아궁이가 몸에 붙은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시인의 딸을 얻은 것은 아닐까


소 여물이나 끓이던 유년의 아궁이에

아버지는 밤 몇 톨을 던져 넣으며

껍질을 까지 않은 밤이 터지면 눈이 멀 수 있다 했는데

방금 밤톨만 한 어떤 재능이 펑 하고 터진 것은 아닌가

숮등걸 알불 속에서 이글이글 알을 깨고

줄탁처럼 펑하니 껍질이 터진 것은 아닌가


반장 한번 되보지 못한

나는 껍질까진 밤 톨,

마음놓고 익어가는 나를 바라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반짝

나의 눈이 멀어버린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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