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묻어둘 필요가 있다.
"이거 비밀인데"라고 전달하는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닌 게 된다.
단 한 명에게 이야기했더라도,
그 사람에게 '비밀'을 지켜줄 것을 거듭 강조했더라도
그 사람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이거 비밀인데"라는 말로 전달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정말 비밀을 지키고 싶다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에게도 이야기 해선 안 된다.
'비밀보장'은 '돈거래'와 비슷하다.
그 사람을 생각해서 보증을 서고 돈을 빌려줬다가 믿음이 깨지고, 관계마저 잃는 것처럼
'비밀보장'역시 그 사람을 믿고 나의 비밀을 맡겼지만,
한편으론 내 이야기를 쉽게 생각하는 상대방에 상처 입고, 믿음이 깨져
관계를 잃고 만다.
그러므로 그 관계를 반드시 지키고 싶다면, 절대주의해야 할 것.
아무리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도움을 주고 싶더라도
'돈거래'와 '비밀을 전달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 것.
단 당신이 누군가의 비밀을 들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무덤까지 묻고 갈 것.
목에 칼이 들어오는 일이 있어도 사람 간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일제강점기, 우리의 선조들이 갖은 고문 속에서도 함께 시위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끝끝내 말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임을 늘 명심해야 한다.
"이거 비밀인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내가 돈 빌려줄게. 여유될 때 갚아."
돈은 내가 받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까지만 거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푼돈, 굳이 받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을 정도의 액수.
비밀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상관없을 정도의 이야기까지만 전달해야 한다.
아무리 그 사람을 믿는다 한들, 고민상담을 하고 싶다한들
한 명에게라도 이야기하면, 그 말의 주도권은 그 사람이 갖게 되므로 언제 어떻게 퍼질지 모른다.
당신이 관계를 생각한다면, 감내해야 할 것들이 있다.
사람을 너무 믿어서도, 너무 거리를 둬서도 안 되며
나의 모든 것을 내보여서도 안 된다.
사람이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동물이기에
'돈' 때문에 서운해지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며,
누군가의 '비밀'을 이용하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선 늘 조심해야 한다.
사람 관계, 돈, 비밀.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해선 언제나 신중하고, 묵직하게 행동해야만 한다.
그래야 후회 없고, 미련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나는 바란다.
단언컨대 나와 당신은 상대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 진중한 사람이기를.
누군가의 진심을 귀담아들을 수 있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를.
나는 그래서 애초 돈거래를 일절 하지 않지만,
지인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고 누군가 한 명이 먼저 계산을 하는 경우라면
아예 식당에서 바로 이체를 하거나
최소 그날 안으로는 돈을 보내는 편이다.
적어도 돈이 소중한 만큼 그 사람도 소중하기 때문에.
나에게 돈이 소중한 만큼, 그 사람 역시 돈이 소중하기 때문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소중한 것을 지켜주고 싶어서 항상 보안카드를 들고 다닌다.
또한 나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던 내 비밀이 어느 순간 퍼뜨려진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무방할만한 이야기들만 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정말 소중한 것이 뭔지 볼 줄 아는 눈이 생기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