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지배>

논술17

by sinewave

인공지능은 사람의 삶과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통제력마저 잃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AI의 지배라는 우려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 방식을 되묻는 문제다.


AI는 노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으로 기능한다. 이는 자본 축적이라는 경제성장 메커니즘과 연결되며, 기업은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노동의 한계생산성이 낮아질수록 인공지능 자본의 투입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해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결국 노동은 점점 더 주변화되고 사람의 노동력은 기술발전에 의해 자리를 잃게 된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생산과 분배의 중심에서 밀려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사회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AI가 점점 자율성과 판단력을 갖게 되면서 사람은 기술을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기술의 판단에 종속되는 객체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알고리즘이 국방, 산업, 의료과 일상생활 전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편향된 데이터와 알고리듬으로 인한 잘못된 정보 확산,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사람의 자유를 확장하기보다는 오히려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저소득층은 AI의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되기 쉬워 기술 진보가 사회 양극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사회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정부와 국제기구는 AI의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데이터 오용과 기술 오남용을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더해 AI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을 확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창의적인 사람을 양성하는 사회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중심으로 교육과 직업훈련이 재편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사람은 기술 시대에서도 독립적인 주체로 남을 수 있다.


AI는 분명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이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작동할 경우 사람을 기계의 부속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기술 자체의 발전보다 기술을 어떤 원칙과 가치로 다룰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이 인공지능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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