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과 적응 사이

by Moving


재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환자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신경계 질환 중에는 진행성 질병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는 질병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루게릭병(ALS)이 그렇습니다.
이런 질병을 겪는 환자들은 꾸준히 노력해도 기능 저하를 막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환자도 치료사도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반면, 뇌졸중과 척수손상은 진행성 질병이 아닙니다.
손상은 사고나 발병 순간에 발생하고,
그 이후에는 남아 있는 신경로와 신체 기능을 활용하여
적응적 변화와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손상 이전의 몸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불가능 없이 했던 일상생활을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몸의 조건 안에서 다시 기능을 재구축하는 과정,
즉 적응적 훈련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족한 기능을 보완해주는 보조도구입니다.
지팡이, 보행기, 손잡이, 보조기, 일상생활 보조기구 등은
환자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
더 안전하고 더 지속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재활은 몸을 다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고,
새로운 몸으로 새로운 일상을 다시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치료만큼이나,
환자에게 맞는 보조도구를 적절한 시점에 제공하는 것이
회복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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