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싸야만 하는가?”
작은 책을 덮고 난 뒤,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글을 꼭 써야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단지 쓰는 행위만으로 나는 만족한다.
나는 늘 수첩을 꺼내 끄적이며 글쓰기로 이어진다. 수첩은 책만큼이나 내게 필수품이다. 글을 쓰는 날은 머릿속 생각들이 정돈되어 앞으로 나아가는 기분이 든다.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심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반대로 글을 쓰지 않는 날은 생각이 고여 있는 듯 답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은 찝찝함이 남는다.
“쓰면” 작은 일에도 정성이 깃든다. 어제 하율이네 집에 갔을 때, 율이 부모님이 2주 간격으로 외동놀이를 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그 순간 수첩을 꺼내 끄적였다. 글로 옮기는 순간,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다. 글은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통로였다.
최근 나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이렇게 프로필을 새로 썼다.
19년 차 경찰관이자 위기협상가, 글쓰는 사람입니다.
두 딸의 엄마로서 일상과 현장을 기록합니다.
삶의 발자취를 글로 나누며 누군가의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나는 경찰관, 협상가, 엄마, 그리고 작가라는 네 가지 정체성을 안고 글을 쓴다. 글을 통해 후배 경찰관과 나누고 싶고, 글쓰기를 시작한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내일 일정에도 ‘글쓰기’를 추가했다. 오늘도 수첩의 끄적임을 바탕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쓴다.
나는 쓰는 사람이다. 쓰는 것을 빼면 내 존재를 설명하기 어렵다. 잘 쓰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건 확실하다. 좋아하는 걸 끝까지 하다 보면, 언젠가 무엇이 되든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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