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편지> 쓰는 이유

by 황미옥

안녕하세요. 예설이 엄마 황미옥입니다.

예설이는 올해 만 4살입니다. 2022년 8월 초 예설이 목에 멍울 여러 개를 발견했습니다. 너무 놀라서 집 근처 소아과로 달려갔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였고, 예설이는 항생제 처방을 받고 2주 복용했습니다. 광복절날 39도에서 40도 넘는 고열이 이틀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공휴일 지나고 소아과에서 재진료했습니다. 멍울 크기가 2센치에서 3센치로 커져서 상급병원 진료의뢰서를 받아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바로 아이와 함께 갔습니다.



남편과 저는 교대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응급실 진료 첫날 제가 야간근무라서 남편이 주간 근무 중에 조퇴를 해서 보호자 교대하였는데 다음날 남편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긴급하게 밀접 접촉자가 아닌 시어머니가 병원으로 오셔야 했습니다. 정말 속이 탔습니다. 남편은 집에서 방안에 격리된 채로 예설이의 모든 일정과 치료 이야기를 전화상으로 전해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예설이는 그 당시 약간의 기침이 있어 바로 항암치료에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렸습니다. 2022년 8월 18일 골수검사 후에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진단받았습니다. 6일 뒤인 2022년 8월 22일부터 항암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코로나 격리 중이고, 어머니는 예설이와 함께 병원에 계실 때, 밀접접촉자인 저는 혼자서 병원 짐을 챙겼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서 필요한 물품을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남편은 방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 가족 다 잘 될 거라고 서로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저는 직장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어머니와 병원에서 보호자 교체하고 예설이와 함께 병원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치료 한 달인 관해치료중일 때 남편이 어느 날 밤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머리 CT 촬영했는데 이상은 없다고 했고요. 남편이 쓰러질 정도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남편은 이번이 두 번째로 듣는 소아암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여동생이 초등학교 6학년 때 림프종 진단받고 2년 만에 재발해서 뇌수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당시 예설이 고모의 담당 주치의도 지금 예설이 치료 중인 임영탁 교수님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설이는 관해유도 기간인 한 달 동안 정말 고되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말은 거의 하지 않았고,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해서 다리 근육이 하나도 없어 걷지도 못해 몇 달간 재활운동하면서 걷기 회복했습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감정기복이 엄청 심했는데 자기 손톱 발톱을 총 3번이나 뽑았습니다. 감염을 최우선으로 조심해야 하는데 제가 불안해서 저녁에 잠을 제대로 잔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엄마 눕지 마!!!!" 하면서 새벽마다 못 자게 하고, 새벽에 배고프다고 우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손톱, 발톱을 뽑아서 응급 대처를 하고 매일 하루 세 번씩 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다른 손가락, 발가락을 보호하기 위해서 뽀로로 밴드를 붙여두었는데 장시간 붙이면서 항암치료로 약한 손이라 손에 상처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밴드를 붙여보기도 하고, 여러 종류의 장갑들도 하나씩 모두 사서 써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무균실에서 신생아들이 사용하는 실리콘 밴드를 찾았습니다. 접착력은 떨어지지만 상처를 나지 않게 해 주어 유용하게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예설이는 9개월간의 집중치료기간이 끝나고, 완전유지 치료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치료일기를 썼던 이유도 예설이가 처음 진단받았을 때 인터넷과 책을 찾아봤지만 저의 궁금증을 풀어줄 정보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치료일기를 꼼꼼하게 써주신 몇몇 어머니들의 글들을 보면서 예설이 치료일기도 매일 쓴다면 누군가의 어머니에게 이 글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쓰러지고 싶은 날에도 꾸역꾸역 의무감으로 책임감으로 썼습니다. 그 기록들을 다시 모두 꺼냈습니다. 그 이유는 하은이 어머니를 돕고 싶고 위로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어제저녁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잠시 예설이와 제 블로그에서 보고 있는데 댓글이 있었습니다.


같이 소통하고 싶습니다.

오늘 26개월 여자아이 내딸.ㅜㅜ

진단받았어요.

급성림프모구 백혈병.

소통부탁드립니다. 백혈병초보맘


하은이 어머니와 통화하고, 마음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어제부터 치료가 시작된 하은이와 어머님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상상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병원에서 보냈던 저와 예설이의 일상이 떠올라 너무 속상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일을 겪어야 할까... 어찌 되었든 아이들을 살리는 것이 엄마의 책임이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료 2일 차, 하은이와 병원에서 항암치료중일 하은이 어머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브런치 <백형병 편지> 시작합니다. 하은이 어머님께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어머님은 치료로 집중하셔야 해서 저와 소통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실 것입니다. 저도 일과 예설이 치료를 병행하고, 첫 째도 챙겨야 해서 마음은 굴뚝같지만 소통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못합니다. 출근 전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글 써보려고합니다. 제가 이제까지 10개월 동안 예설이 치료하면서 기록하고 모아둔 자료들을 모두 꺼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은이 어머님과 매일 편지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하은이 어머님이 궁금하신 것은 댓글로 소통하면서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소아백혈병 진단을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저와 하은이 어머님과의 소통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기록하고 모은 자료들



예설이가 관해치료할 때 지인인 베델 원장님께서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예설이를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모든 것이 반드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하은이 어머님께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은이를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모든 것이 반드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힘내세요. 하은이 어머님.


아래 사진들은 예설이가 항암치료 시작했을 때부터 올해 7월까지의 모습들입니다. 하은이도 반드시 지금의 모습을 찾을 거예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2022.8.22
22.9.3
22.9.12
22.9.15.입안 깨문 상처
22.9.12./ 9.19.발톱 2개 스스로 뽑음
22.9.19.
22.9.19.
22.9.19.
22.9.19.
22.9.19.
22.9.21.
22.9.21.
22.9.22.
2022.10.3.
22.10.7
22.10.7.
22.10.7
22.10.9.
22.10.16.
22.10.23.
22.11.2.
23.11.12.
22.11.19
22.11.26.
22.12.2
22.12.26
23.1.1
23.1.2
23.1.12
23.1.25
23.2.5
23.2.26.
23.3.27
23.4.21.
23.5.10
23.5.12
23.7.6.
23.7.13.
23.7.21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