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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우 Mar 14. 2024

도시를 사랑하는 이슬아 화가

네모 안의 너와 나

번에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코웨이 회사와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에 다녀왔던 전시회가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이슬아 작가의 개인전의 타이틀이 <네모 안의 너와 나>를 주제로 하여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도시의 속삭임과 음률적 색채를 보여 주는데 작가는 창문이라는 정형화된 사각형 프레임을 통해 도시 구조물의 내부 이야기를 드러내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삶의 다양한 장면들을 포착했어요.

콘크리트 가든, 227.3 x 181.8cm, Oil on Canvas, 2023. 출처 이길이구 갤러리


가시적인 공간을 넘어서는 그림들은 이상적인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양상을 탐구하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이번 전시에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도시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화폭 그리고 현실과 이상을 조화롭게 배열하며, 도시 생활 속 연극적 요소들을 연출하고 있어요.


Connection, 21.4 x 30cm, soft pastel on paper 2023. 출처 이길이구 갤러리

이슬아 개인전 대표작 중 하나인 커넥션(Connetion)은 잠들기 직전의 우리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들었어요. 한밤중 배경에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 퇴근 후 집에 와도 대화할 사람이 없는 1 인 가구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액정에서 나오는 파란빛과 달빛에서 나오는 파란빛의 묘사는 한층 더 우울한 느낌을 더해주고 현대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입니다.


저는 출퇴근할 때 혹은 유명한 명소에 가서 입장을 기다릴 때는 사람들이 도시에 아무도 없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곤 했어요. 작품들을 보면서 예전에 코로나 시절 도시에 아무도 없는 모습이 생각났었고, 막상 도시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모습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시의 생태계는 사람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슬아 작가가 실제로 관찰한 모습이고 그들이 도시 속에서 요가나 명상 그리고 달리기 하는 모습들이 본인들의 의지로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 깊어서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서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가면서 의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감정적 교감이 느껴지고 인간 군상의 서사를 품은 전시로 도시의 삶과 그 배경이 되는 인간 존재의 미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네모안에 사는 사람, 72.7 x 90.9cm, Oil on Canvas, 2023. 출처 이길이구 갤러리


외로움에 관해서 글을 쓴 에세이들이 많지만, 갤러리에서 작품들을 보면서 외로움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그림과 함께 외로움에 대해 적어볼게요.


<콘크리트 가든> 그림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눈치 보지 않고 본인들의 의지로 행동하는 모습들이 대단히 멋져 보였어요. 나도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내 의지를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고 느꼈었고, 다들 외로워 보이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네모 안의 사는 사람> 작품 속 사람들은 상당히 외로워 보였어요.


그래서 아마 이 세상 사람들은 다들 외롭지만, 바깥에서는 외로움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숨기려고  노력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롭고 고달픈 게 현대사회에서는 약점이 되어 피해를 볼 수 있으니 당당한 척, 강한 척 사실 외롭다는 거 다들 겪는 건데.... 어쩌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지 않은 척을 해야 하다는 게 어쩌면 삶을 고달프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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