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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우 Feb 27. 2024

<구름 속에 살다> 마크 브뤼스 개인전

동양화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서양회화

동양화 성격을 띤 서양회화에 호기심을 느껴 '아상블라주'의 대가 네덜란드 화가 마크 브뤼스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마크 브뤼스 전시는 Gallery.508에서 29일까지 진행합니다.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서양화가 중에 이렇게 동양화 느낌 나는 작품을 그린 작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회화전은 캔버스에 물을 먹인 후 건파스텔을 사용해서 색의 번짐 효과를 아주 최대화한 고대 템페라 기법을 응용해서 그려진 작품들입니다. 작품들은 몽환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동심에 빠져들게 만드는 회화입니다.



작가는 동양을 사랑해서 한국과 일본에 체류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원 대형 조형물 설치작업을 위해 6개월간 서울에서 생활했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콜라주, 세라믹, 회화 등 다양한 창작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체험을 작업으로 승화시킨 작가입니다.


Tree Sitters No.2, 130cm X 96cm, Dry Pastel on Canvas, 2020. 출처, Gallery508.


작품에서 응용한 템페라 기법은 유화가 나오기 전에 화가들이 많이 쓰던 화법입니다. 고대부터 사용된 전통적인 페인팅 기법 중 하나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템페라의 표면은 특유의 부드럽고 촉감 있는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달걀노른자와 식초의 1:1의 혼합 비율과 더불어 예술가의 손재주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마크 브뤼스는 '아상블라주'의 대가인 만큼 손재주가 뛰어난 조각가입니다. 그래서 이번 회화 전에서 작가의 특유의 표면감각과 높은 균일성으로 독특한 미적 효과를 작품 속에 잘 녹여내었습니다. 템페라의 특성상 복고주의의 성격이 매우 강해서 위에 사진인 "Tree Sitters No.2" 작품을 보면 관객에게는 전통 민화와 같은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크 브뤼스의 회화전을 개최한 갤러리 전경. 출처, Gallery 508.
Suddenly those memories No.1, 127cm X 63cm, Dry Pastel on Canvas, 2020. 출처, Gallery508.

이번 회화전은 세로로 긴 작품들이 많습니다. 전통 민화나 병풍도 보면 세로로 긴 그림들을 자주 보입니다. 그리고 작품 속 건파스텔로 표현한 번짐 효과는 이전에 동양화를 그리던 조상들이 먹으로 표현한 수묵화를 연상시킵니다.

작품 아래에 있는 낙관은 우리나라 옛 그림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보면 작가가 한국과 일본에서 머무는 동안 동양적인 요소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구름 속에 살다> 회화전에서는 외국인 화가가 서양의 재료로 동양의 분위기를 표현하여 작품을 그렸다는 자체가 관객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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