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이다

이제야 조금 알게되는 문장의 의미.

by 요니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5주전 엄마가 되었다.

진통 11시간 끝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 나는 드라마처럼 설레거나 눈물이 나올 줄 알았다.

"이럴수가? 내 아이라고 옆에 안겨주는데 너무 어색하더라. 그리고 내가 아픈게 우선이었다."


"산모님, 공주님한테 이야기 말 한마디 해주세요~" 라는 의사선생님 이야기에 우습게도 어디서 들어봤던 멘트를 어색하게 이야기 해버렸다.


"이 세상에 온 걸 환영해~ 아가~"라고 어색한 나의 목소리에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다. 나 모성애가 없는 사람인가..?

아이를 낳은 후, 쏟아지는 축하의 메세지와 전화를 받으며 우선은 진짜 엄마가 되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나’ 라는 존재가 가장 우선이었는데,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니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이 왔다.


남들은 아기가 태어난 순간을 잊을 수 없게 행복하다고하는데, 나는 당장에 나에게 오는 회음부 통증과 몸살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병실에서 나즈막히 이야기했다.

"둘째는 없어..."


그렇게 병원에서 퇴소 후,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니 육아 실전을 맛보기로 경험하게 되었다.

모유수유부터, 기저귀 갈기, 잠재우기 등 처음 해보는 것 투성이었고 남들이 흔히 아이에게 좋다고 하는 모유수유를 할 때 나에게 오는 우울감과 젖몸살로 이걸 계속해야하나라는 고민이 지속 되었다.


이상한 죄책감과 고민이 계속 반복되었다.

'엄마라면 내가 좀 힘들더라도 아이를 위해 모유수유를 조금은 해야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과 '내가 너무 힘든데 꼭 해야하나?'가 반복하며 2주의 시간을 지냈고 결론은 그냥 행복한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런 고민과 고통을 주변 육아 선배들에게 이야기할때마다 다들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을 꺼냈다.

당시 나에겐 너무 무심한 이야기 아니야? 내가 당장 아파죽겠는데 그냥 버티라는건가? 라는 섭섭함이 있었는데, 5주가 지난 지금은 너무 공감한다.


시간이 약이다.


첫날 맞이하였던 아이의 어색함은 지금은 기억이 안날정도로 사랑스러움과 애틋함만이 존재하고, 흔히 말하는 '도치맘'이 되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지난 3주는 시간이 지나니, 잊혀지는 고통이 되었다.

내가 이기적인 엄마인가 고민이 되던 그때는, 이전과 같이 그냥 나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임신과 출산 모두 인생의 패턴과 동일하다는 걸 조금 깨달았다.

잘 모르니깐 좋다고 하는 걸 모방했고, 그 안에서 나와 맞지 않음에 혼란을 느끼고, 몇번의 선택을 통해 나의 확신이 생기고 있다.


우리가 처음 회사를 들어갈때도, 결혼을 할때도, 집을 살때도 우리는 동일한 감정을 맞이한다.

다만 맞이하는 소재가 달라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엄마이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육아도 경력 N년차가 되면 주니어에서 시니어가 되고 언젠가는 은퇴의 날이 오겠지..


30대의 두려움을 가진 여성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결국 모든건 시간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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