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에서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2)

현실을 맞이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by 요니

지난 10개월간의 회사 생활을 남겨보고자 한다.


임신을 알게 된 후, 난 누구보다 강력한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어쩌면 내가 내려놓지 못했던 자존심이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나는 지독할 정도로, 독하고 완벽주의의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임신을 알게 된 후, 새로운 조직을 담당하게 된 이상 빠른 공유가 필요했다. 오히려 변화가 없었더라면 늦게 공유했을 텐데 어쩔 수 없이? 팀에 빠른 공개가 필요했다.


그리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에 휴직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남았고, 오히려 타임라인이 정해져 있으니 빠르게 끝내야겠다는 욕심과 추진력 그리고 눈치를 보지 않게 되었다.


마치 경주마와 같이 나는 빠르게 많은 업무를 진행했고, 동료들도 닦달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보다는 나의 속도를 맞춰 준 나의 동료에게 너무 고맙다.


이런 좋은 동료 덕분에 나는 장장 37주 차의 임산부 생활을 미련 없이 보냈다.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짧은 기간 해보고 싶은 것들을 모두 시도해 보고 과감하게 도전했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가치를 정리한다면, 이 세 가지를 꼭 전하고 싶다

1. 힘들면, 솔직하게 말하세요.
임신 중에는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힘든 순간이 많아요. 참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에겐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고, 그래야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피드백과 별개로 '함께 할 때' 오래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2.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지 마세요.
저는 처음에 제 기준(bar)을 낮추고 스스로와 타협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자존감도 함께 낮아지고 만족스럽지 않았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임산부의 프레임에 빠지지 말자.

3. 더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저는 임신한 9개월간 ‘뒤가 없는 폭주 경주마’처럼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실패해도 된다는 마음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었고, 이 시간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늘었다.


반대로 아쉬운 것이 없냐고 물어볼 것 같아 이 또한 적어본다.

1. 책임감이라는 이름 아래 조급함을 느낀 것.

조직에 있다 보면,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게 된다. 그때마다 그 상황을 통제하지 못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 사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나는 책임감이라는 이름 아래, 조급함의 늪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2.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안함을 느낀 것.

정말 지난 9개월은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출산 후의 나를 생각하면 불안함을 생기더라.

'내가 감이 떨어져서 오면 어쩌지?', '사람들은 지금을 기억할 텐데 역량/에너지가 유지가 될까?' 등

그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외쳤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미리 한계를 두지 마!"


3. 고마운 사람들에게 이제야 표현한 것.

임신을 하고 가장 큰 것은.. 동료들의 소중함이었다. 나를 도와주는 그리고 함께 해주는 동료들을 인정하고 표현을 전에도 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선입견이 모두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어느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줬고 나를 배려해 줬다. 하다못해 점심메뉴부터, 일하는 장소, 일하는 시간까지..

이전엔 개인이 뛰어남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함께'라는 가치의 소중함을 더 중시할 것 같다.


사실은 지금도 외치고 있다.

“힘든 적은 없었어요?”라는 질문에는 “수도 없이 많았어요.”라고 답할 것이다.


배가 불러오면서 출퇴근길이 너무 고단한 적도 많았고, 가끔은 혹독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나 자신이 이해가 안 가기도 했다.

그리고 배뭉침과 허리통증이 올 때면 엄마로서 죄책감도 들더라.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선택했음에도 내가 힘들 때는 나를 배려해주지 않는 상황들에 억울함과 분노도 있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까지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하다못해 동료들도 물어본다. "왜 그렇게까지 해?"


근데 그것에 대한 답은..

"저도 몰라요".

휴가에 들어온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 순간에 선택이 그랬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 것이다.


앞으로도 두려움이 오는 상황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근데 그때마다 부딪혀야 한다.
나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던, 그 상황을 도피하던 그때그때 나에게 판단을 맡겨야 한다
다만 이번에 나는 나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았다.


토스에서 엄마가 될 수 있냐고? 그 어떤 곳에서도 엄마는 될 수 있다.
어떤 엄마로 살아갈지에 대한 나의 결정이 필요할 뿐이다.
난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강한 초보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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