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3월 14일차]

전기 자전거

by 공감녀

★ 14일차 글감 (3.18 / 수)


[글감]


“아이에게서 내가 존경하는 태도 한 가지는 무엇인가?”


[칭찬 실습]


“○○아!! 네 솔직함과 용기, 엄마(아빠)도 배우고 있어. 정말 자랑스러워.”



수현아!

그일 기억하지? 실습 갈 때 도움 되라고 사준 전기 자전거 있잖아. 한 30kg쯤 될까? 더 될 수도 있겠다. 배터리 때문에 엄청 무거웠지. 탈 때는 안정감이 있어 좋지만 들어보니 너무 무거워서 깜짝 놀랐거든. 그때 촉박한 버스 시간 때문에 학교에서 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었다고 했지. 넌 택시비에 함부로 돈을 쓰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런데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나타난 계단 앞에서 네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다시 떠올려도 아찔하다. 나였다면 자전거를 팽개치고 그냥 달렸을 거야. 너니까 가능했던 일. 그 무거운 자전거를 계단 위로 끌어올리는 너의 꽉 다문 입, 상기된 볼이 그려져. 거기까지만 들었을 때도 내 몸이 다 쑤시는 듯했어. 그 무거운걸. 어이쿠야 이일을 어째. 그런데 결정판은 다시 계단을 내려와야 했다는 거지. 원래 입이 무겁고 호들갑이 적은 너는


“진짜 자전거 내 던지고 싶었어. 여기저기 부딪쳐서 다 망가진 것 같아.”


이 짧은 문장이 다였지. 나였다면 진짜 그깟 자전거 내버리고 말았을 거야. 한두 발짝도 들어 옮기기 힘든데 그 무거운 자전거를 계단 위로 올리고 또 내리느라 네가 얼마나 진땀을 뺐을지 생각만 해도 어질 해. 하지만 내가 아는 넌 그냥 포기하거나 내 버리고 도망을 올 아이가 아니지. 다리에 멍이 들고 자전거가 너덜 해질지언정 오기를 불태우는 녀석이지. 너의 그런 모습은 어디서 온 걸까? 아빠를 닮은 그 앙다문 작은 입술. 거기서 나오는 걸까?


가끔은 말이야. 네가 쉽게 때려치우고 뒤를 돌아보지 않았으면 싶을 때가 있어. 왜 매번, 매 걸음걸음이 그렇게 순탄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던지면서 버텨야 하는지. 나 같은 사람은, 나처럼 허방한 사람은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어. 아무리 봐도 남들은 다 쉬운 길로 가는데 너는 왜 종종 가시밭길로 가는지. 네가 들으면 어이없어할까 봐 절대 내색하지 않지만 내 불만은 그런 가시밭길을 만드는 것이 타고난 네 성향 때문이 아닌가 싶어. 그만 그만. 잔소리가 나오기 전에 멈춰야지.

오늘의 목적은 너의 용기, 너의 집요함 알뜰함, 인내심에 무한 경의와 존경을 보내려고 하거든. 진심이야. 진심 존경해. 하지만 엄마로서 솔직한 심정은 존경받지 않아도 좋으니 쉬운 길로 같으면 하고 바라. 이게 엄마 마음인가 봐. 대인배가 되지 못해 미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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