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 글방 8월 5일 차]

호박볶음

by 공감녀

★ 5일 차 글감 (8.6 / 수)

글감 : 마음이 아플 때 나를 다독여준 음식이나 향기 또는 다른 그 무엇


호박볶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침이 고인다.

입맛 없을 때, 무언가 고플 때 생각나는 음식.

엄마의 ‘호박볶음’.


엄마표 호박볶음의 특징은

직접 기른 둥근 호박을 바로 따서 요리한다는 것.

모든 음식에 양념을 아끼지 않으시는데 그 양념들을 직접 기르고 짜서 드신다는 것.

넉넉한 들기름과 파 마늘 참깨.

새우젓을 넣고 볶는 호박볶음은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기막힌 맛이다.

한 대접 떠서 밥 한 숟가락을 넣고 비벼 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임신 중일 때, 둥근 호박이 나는 계절에, 속이 헛헛할 때,

엄마의 음식이 너무 그리울 때 생각나는 음식이다.

모든 재료를 가지고 와서 해봐도 똑같은 맛은 나지 않는다.


엄마는 칠십이 넘으셨는데도 유튜브를 보시고 새로운 조리법을 시도하신다.

예민하고 짧은 입맛에도 불구하고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으신다.


엄마의 음식 맛에 길들여지고

모든 넉넉함과 정성에 절여진 나는

삶의 때가 끼고 기운이 떨어질 때 엄마에게 달려간다.

백 살까지 그 짓을 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단단글방 8월 4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