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8월 6일 차]

토마토 한봉다리

by 공감녀

★ 6일 차 글감 (8.7 / 목)

글감 : 피로한 몸에 위로가 되었던 손길 또는 말 한마디


퇴근즈음에도 30도 가까이 되는 날씨가 이어졌지만 해는 약해졌고 구름도 많은 날이라 걷기로 했습니다.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차가 없었으니까요.

나름 힘을 냈는데 브래지어는 벌써 땀으로 젖었고 다리는 무거웠습니다.


2/3 지점쯤에 중장비업을 하시는 사장님 업장을 지납니다.

사무실 앞에는 기가 막히게 키워낸 채소들이 가득합니다.

방울토마토가 내 키를 훌쩍 넘기며 조롱조롱 달려있습니다.

상추며 고추도 농사 천재처럼 키우십니다.

일부러 배에 힘을 주고 밝게 인사를 했습니다.

안 그러면 오만상을 찌그리고 어기적 거리며 그 자리를 지나갔을 겁니다.


물을 주고 계시던 사장님이

“토마토 좀 줄까요?”라고 말씀하셨는데

단 1초의 망설임 후에

“네! 고맙습니다. 우와~ 마침 가방에 비닐봉지가 있어요.”


집에 도착해 세 가지 사실을 알았습니다.

첫째, 종종 스쳐만 지나가던 토마토 맛이 기가 막히다는 겁니다. 특히 흑토마토 두 개는 너무너무 달고 맛있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둘째, 토마토 봉다리가 아니었으며 집에 오는 길도, 오고 나서도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걷기도 좋지만 무더위에는 웬만하면 차를 타야겠습니다.


셋째, 한동안 보이지 않던 사장님네 큰 개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날 때마다 하트 눈빛을 발사하며 짝사랑했는데 어느 밤 감긴 목줄에 그만...


가을이 되면 더 뻔질나게 그 앞을 지날 예정입니다.

사장님은 다른 강아지 한 마리를 키워야겠다 하셨습니다.

며칠 지났다고 이별의 아픔이 벌써 희미해졌습니다.


다른 녀석을 또 만나면 사장님의 친절한 손길처럼 녀석에게 호의와 따스한 눈빛을 또 발사할 겁니다. 혹시라도 그게 녀석에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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