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 글방 1월 6일 차]

돌덩이

by 공감녀


★ 6일차 글감 (1.7 / 수)


[글감]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나의 표정이나 태도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돌덩이



나이 탓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부득이 실시간으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눈’입니다. 남편은 안경을 세 개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투덜하는데 저 또한 같은 심정입니다. 안경을 써도 안 보이고, 안 써도 안 보여서 불편합니다. 어릴 때 할머니가 왜 바늘귀를 뀌어 달라고 했는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너무 잘 알겠다고 둘이 입을 모았습니다.


주제와 상관없는 ‘눈’ 얘기를 했는데 왜 그런고 하니 이런 눈을 가지고도 반짝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눈과 귀, 몸과 마음까지 온통 집중합니다. 주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게 됩니다. 돌덩이처럼 앉아 있는 나를 보고 가족들은 ‘또 빠져드네’라고 놀립니다. 그럴 땐 진심으로 외칩니다. ‘집중을 안 하면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이해도 안돼서 그래. 당신들도 나이 들어봐’라고 일갈합니다. 그 말은 진심입니다. 사실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남은 2%의 진심은 내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듄, 아바타, 스타워즈, 프로메테우스, 킹덤오브헤븐, 왕좌의 게임, 파운데이션, 삼체, 콘택트 등 판타지, SF, 시대물을 좋아합니다. 웃기는 얘기지만 좋아해서 많이 보지는 않습니다. 시작하면 모든 것을 멈추고 집중해야 하기에 때와 장소가 잘 맞아떨어질 때만 시작합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옷장을 찾고 싶고, 어딘가 존재할 우주의 지적 생명체와 조우하는 상상, 인간이 초래한 지구의 멸망이 확장된 우주에서도 반복되는 아이러니. 이런 내용들이 나를 빨려 들게 합니다. 앞으로는 점점 더 심해질 거라 예상합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정말 잘 들리지 않고 내용 이해도 어렵습니다.


지금 TV가 처음 거실로 들어올 땐 입이 떡 벌어질 크기였는데 자꾸만 작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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