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 7일 차 글감 (1.8 / 목)
[글감]
“그때 시작하길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경험 하나를 써보세요.
토지
장편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열 권 넘는 책을 읽어 낼 힘이 내게 있을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토지 완독 읽기’가 시작될 때 정말 망설였습니다. 고민의 시간은 짧았지만 깊이는 꽤 깊었습니다. 내가? 정말? 과연? 설마? 때론 나의 가벼움과 무모함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뭐라도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신청했습니다.
그때 그 순간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왔는지 거슬러보면 “그때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토지 20권을 읽어 냈다는 결과뿐 아니라 토지라는 거대한 흐름과 역사를 통과한 세상은 새로웠습니다. 사람의 존재와 생명이 더 생생히 살아 숨 쉬었습니다. 내가 사는 땅과 산천이 국가와 민족이란 이름으로 묶이기 전부터 생명을 키워냈다는 경외감. 그 터전을 지키기 위한 지난하고 가슴 저린 투쟁들. 작가의 흔적과 토지의 배경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의 만족감이 ‘아리랑’으로 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나를 얼마나 고양시키고 있는지 실감합니다.
투자 대비 결과를 따져보면 가성비가 어마어마한 도전이었습니다. 단지,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것. 그것을 깨부수도록 도와주신 여러 벗님들과 작가님과 독서 고수들이 아니었다면 나의 세상은 훨씬 더 좁은 곳에 머물렀을 것이고 미래를 단단히 해줄 과거의 지식과 역사가 나를 이만큼 받쳐주지 못했을 것입니다.
온 삶을 바쳐 장편을 써낸 작가들은 아직도 많을 것이고 그들의 세상에 동참할 기회를 가진 행운아로서 오래 손잡고 갈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