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1월 12일차]

추하게 늙지 않기

by 공감녀


★ 12일차 글감 (1.14 / 수)


[글감]


그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십수 년 전 지역 신문에서 교육청 주관 학부모 독서동아리 광고를 보고 그냥 지나쳤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지요. 소개하는 사진에서 딸애 친구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 신청했습니다. 그 엄마는 딱 한번 마주쳤고 저는 가장 오래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 시작이 있었기에 다음 책 모임도 또 그다음 책 모임도 이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용기 내지 않았다면 여전히 일 년에 한두 권 정도의 책만 읽었을 겁니다. 먹고사는 문제, 내 식구를 챙기고 아등바등 현상 유지에 더 깊이 골몰했을 겁니다. 매일 같은 사람들과 같은 생활 속에서 쳇바퀴 같은 일상에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 모릅니다. 가끔 끼적이는 메모들에 내 흔적을 묻히고 위안 삼았을 것이고, 내 세상만으로도 머리가 꽉 차 먼 곳을, 뒤를, 위를 쳐다보는 방법을 몰랐을 겁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탓하느라 혼자 속앓이도 반복했을지 모릅니다. 물론 지금도 한숨 쉬고 바둥대고 남 탓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를 대하는 나, 역사와 사회와 정의라는 큰 글자들을 읽어 내려는 노력입니다.


요즘 들어 자주 흰머리를 뽑아냅니다. 늘어나는 흰머리와 주름들은 어찌할 수 없지만 추하게 늙지 않는 방법을 책에서, 글에서, 고전에서, 사람에게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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