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2월 5일 차]

엄마 밥

by 공감녀

★ 5일차 글감 (2.6 / 금)

[글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나만의 리듬의 순간은 언제였는가?”



엄마 밥


“엄마, 나 진짜 서운했잖아. 아침에 일어났는데 햇반이 있어서. 우와..... 나 집밥 먹으로 얼마 만에 왔는데”

“쌀이 똑 떨어졌잖아. 그래도 햇반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집 떠난 지(?) 4년째인데 그중 일 년 반은 군대에 있었고 방학에도 아르바이트하느라 집에 얼마 없었는데 이건 좀 아니지.”

“.........”


정말 미안했다. 솜씨 없는 엄마지만 집밥이라고 그리워하고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면 의욕이 생기면서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했다. 평소 불평불만 하나 없는 초긍정 아들의 말이라 정말 뜨끔했다. 내가 더욱 미안했던 건 울 엄마 때문이다. 울 엄마는 어땠던가. 결혼도 하고 자식도 키우는 장성한 딸이 친정이라고 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늦잠 자는 걸 깨워 꿈에도 그리운 엄마 밥을 먹이는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행복했던가. 밥 먹으라는 소리는 그 어떤 은총과 은혜의 말씀보다 더 황홀한 빛으로 내려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미운 사람, 힘든 일, 짜증 나는 일들 모두 맛있는 국에 말아먹어버리면 다시 새 사람으로 거듭날 것처럼 엄마의 밥에는 마법의 가루가 들어 있다.

명절 차례를 지내고 친정엘 가면 장손 며느리 고생했다며 응석받이 막내딸이 된다. 엄마 음식을 하루 종일 먹을 수 있게 엄마가, 언니들이 부지런히 먹을 것을 앞에다 차려준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애순이처럼 딸 금명이를 먹이고 또 먹여서 다시 살게 하는 엄마의 밥.


‘그려 이눔아, 노가다 끝내고 돌아오면 종일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게 해 줄게. 건강히 만 다녀와. 요리 유튜브 열심히 찾아보마!’


2월은 짧다. 곧 3월이다. 조금만 더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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