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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드릴을 주문했다”는 전화 한 통과 함께 전해진 시청의 로고와 직함이 적힌 명함. 하지만 그 모든 건 조작이었다.
춘천의 한 철물점에 걸려 온 전화는 평범해 보였지만, 그 뒤에 숨은 사기 수법은 교묘하고 치밀했다. 공무원을 사칭해 물품을 갈취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춘천시가 지역 상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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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춘천시 동면과 요선동에 위치한 철물점 두 곳이 수상한 전화를 받았다. 한 남성이 3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문의하더니, 곧이어 사업자등록증과 통장 사본을 요구했다.
그는 춘천시청 소속 공무원이라며 명함을 보냈고 명함에는 시청 로고와 이름, 직책, 휴대전화 번호까지 정확하게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막은 건 상인들의 ‘직감’이었다. 두 업체 모두 의심을 품고 시청에 확인했고 “시에서 그런 구매 요청은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춘천시는 사건을 국민신문고에 게시하고, 경찰에도 즉각 신고했다.
시 관계자는 “공식 문서나 절차 없이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구매 요청을 하는 일은 없다”며,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즉시 시청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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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는 비단 춘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에 따르면 공무원자격사칭죄는 2018년 17건에서 2021년 28건으로 3년 새 65% 가까이 증가했다. 총 발생 건수는 147건에 달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다. 형법상 공무원자격사칭죄는 최대 3년 징역이나 700만원 벌금이 가능하지만, 단순히 명칭만 사칭한 관명 사칭죄는 10만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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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칭형 사기 피해는 주로 50,60대 여성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2020년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은 감소했지만 가족, 지인으로 속인 메신저피싱은 오히려 피해액이 증가했다.
특히 메신저피싱의 86%가 50~60대 피해자였다. 공무원 사칭 범죄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압박과 신뢰를 이용해 금전을 빼앗는 수법으로 볼 수 있다.
범죄는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명함 하나로 시작된 이번 사건처럼, ‘진짜보다 더 그럴듯한 가짜’가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사실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확실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