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속촌 허위 계약서 논란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뉴스1
공공기관인 줄 알고 계약했다가 큰 피해를 본 업체가 여럿이다. 한국민속촌 내부 직원이 공연기획업체와 공모해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약 60억 원을 챙긴 사기 사건이 드러났다.
피해 업체 중 일부는 심각한 재정적 손실을 입었고, 한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민속촌은 사건 당시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관리 책임 논란은 커지고 있다.
한국민속촌 공연 / 출처 : 연합뉴스
이 사건은 한국민속촌 소속 정직원이 공연기획업체들과 사전에 짜고, 허위 발주서와 계약서를 만들어 돈을 챙긴 것이 핵심이다.
서류상으로는 정상적인 공연 대행 계약처럼 보였지만, 실제 공연은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피해 규모는 약 60억 원에 달하며, 다수의 기획업체들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한 업체 관계자는 사건 이후 심각한 심리적·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까지 했지만, 한국민속촌은 여전히 책임이 없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직원이 협력업체와 공모해 벌인 명백한 사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민속촌 측은 “내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알지 못했고, 자금 흐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민속촌 공연 / 출처 : 연합뉴스
한국민속촌은 민간기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공기관으로 오인해 왔다. 그 배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지속적인 홍보와 정책 참여가 있었다.
민속촌은 문체부의 ‘열린관광지’ 사업과 관광공사의 ‘MICE 지원 대상지’로 지정된 바 있으며, 전국 관광 지도 등에서도 주요 명소로 안내됐다.
이로 인해 일반 시민과 거래 업체들은 민속촌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로 인식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계약에 응한 업체가 많다”며 “결국 그 신뢰가 피해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국민속촌 공연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연·예술 업계 전반의 구조 문제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특히 원청과 하청 간 책임 구조가 모호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법적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임오경 의원은 “노란봉투법처럼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공연·예술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총체적인 관리 부실의 결과라고 본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한국민속촌은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며, 문체부와 관광공사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관련 법과 관리 체계의 허점을 짚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